가까운 언덕에 있는 아동원에서
사물놀이를 하는지 신나게 울려대는 꽹과리며
장구소리들이 나서 창문을 열고 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게 보였다.
아마 추석이 다가 오니까 어느 단체에서
위문 공연 온듯 싶었다.
곧이어 탈춤도 하는지 들려 오는 얼쑤 얼쑤
소리에 내 어깨가 들썩이며 흥이 났다.
해년마다 추석 명절 오는 소리는 그렇게 시작이 된다.
그러면 나는 참깨부터 볶아두며
명절 맞이 준비를 서두른다.
송편은 아예 준비에서 뺀다.
몇해 전부터 편리해서 사다가 먹는다.
나이가 들수록 일손이 많이 가는게 귀찮아졌다.
원래 요리에 취미가 없어
가족들에게 예쁘고 맛있고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주지 못해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음식 솜씨는 아무나 낼수 있는게 아니니 어쩔수 없다.
대충 구색을 갖추어 명절상을 차려야겠는데,
마음만 바쁘지 실상 내 놓을만큼
입맛 당기는 음식이 없을것 같다.
하기야 이만큼의 주어진 여건도
수해나 갖은 재난으로 인해 모든것을
잃어버린 지구촌의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복에 겨운 행복일테지만.....
나름대로 느껴지는
추석명절이 다가오는 소리들은
재래식 시장에 가면 시끌벅적 살아 온다.
사람사는 향기들은 죄다 모여 있는 곳이다.
삶의 시작과 끝이 꿈틀거리듯
온갖 폼으로 알려오는 소리들이
누구나에게 똑같은 모양으로 다가 온다.
200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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