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부터 밑반찬 준비하고
시장가서 생선과 과일좀 사고
곧장 시골을 향해 한시간 넘게
자동차로 가다가 도시락으로 싸가지고 가던,
늦은 아칩밥을 휴게실 옆 오두막에서 맛있게 먹고,
시골에 도착하여 성묘부터 갔다.
성묘 갈때면 늘 옆에서 허허 웃으시며 향을 피우시고
술도 따르시고 하시던 시아버님이 이젠 안계시고,
그 시아버님 묘에
남편이 향을 피우고 술을 따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만감이 교차 하였다.
하마터면 남편이 작년에 병을 늦게 알아냈거나
힘든 항암치료를 이겨내지 못하였다면
지금 이자리에 아들이 술을 따르고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잠깐 스치자
고개를 저어 방정맞은 생각을 떨구어 냈다.
절대로 그런 일이 빨리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니까.
우리 식구 더도 말고
이만큼만의 평화로도 만족 하니까
더이상의 시련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음으로 빌었다.
푸짐하지 않는 반찬 몇가지 이지만 시어머님이
뭐하러 이렇게 준비를 해왔느냐 하시면서도
우리가 아니 남편이 건강해진
모습으로 오니까 반겨 하시니,
우리 속으로는
긴 시간 운전으로 몸이 힘들었지만
시골에 다녀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앞으로 십년 이십년 이렇게
성묘를 다녀 올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나이를 한참을 더 먹는다 해도 혼자서는 외로워서 싫겠다.
200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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