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가위질을 하고 있는
오른손 집게 손가락의 첫 마디가 없는데도
가위 손잡이는 첫마디 없는 집게 손가락끝에 걸려 있는채
아주 능숙하게 가위질을 하며 머리칼을 컷트하고 있었다.
다시 확인 하며 보아도 분명하였다.
약 4년을 넘게 미용실을
이용하며 내 머리를 맡기면,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머리를 만져주던
미용사의 오른손 집게 손가락의 첫 마디가 없다는 사실을
며칠전 퍼머를 하면서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동안 왜? 몰랐을까?
전혀 예상밖의 상황에 믿을수가 없을 정도 였는데
분명 사실이라는 것에
그 미용사에게 늦게나마 찬사를 보냈다.
거의 열 손가락을 다 사용해야
남의 머리를 예쁘게 해줄수 있을텐데,
조그만 장애지만 가위를 만져야 할
집게 손가락의 장애를 훌륭하게 이겨내어
손님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솜씨를 내었다는데에 박수를 보낸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부끄럽게도
난 왼손 집게 손가락의 손톱이
아기였을때 곪아 터지고는
손톱이 제맘대로 계속 삐틀어져 길고 있어
자라면서 늘 창피하게 생각하였고,
어딜가나그 삐틀어진 손톱을 감추며 다녔다.
심지어는 컴퓨터를 하면서도
왼손 집게 손가락을 잘 쓰지 않았던지
어제는 딸이 유심히 보더니
왼손 집게 손가락이 둔해 보인다고 하여
정신이 번쩍들었다.
그리고 미용사의 집게 손가락이 생각났다.
장애를 이겨낸 그 분의 정신력과
손톱하나 좀 삐틀어진걸 부끄러워 한
나의 어리석음은
집게 손가락의 가치를 상반되게 하였음을 깨달으며.
200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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