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리꾼 아줌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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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중 동생을 지도하고 있는데 형이 되는 아이가 자주 따라 와서 덤으로 바둑을 가르쳐 주고 있는데, 속이 들어서인지 자꾸 미안해 하며 먹을 것을 잘 가져와 내게 건네 주는데, 오늘은 찹쌀떡을 가져 왔길래 내가 참 좋아하는 떡이라고 했더니, 왜? 찹쌀떡을 좋아 하느냐고 물어서 주저없이 옛날에 소리꾼 아줌마가 팔고 다니던 떡중에 찹쌀떡이 제일 맛이 있었는데, 그 맛을 잊을수 없어 좋아 한다고 했다. 저녁 시간이 되어가니 아이들이 모두 돌아가고 아들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데, 낮에 소리꾼 아줌마의 떡 이야기를 했었던걸 생각해 내고 잠시 기억을 더듬어 약 34년 전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았다. 내가 살던 집 근처에 매일 골목 끝에서부터 떡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나타나는 소리꾼 아줌마가 있었다. 머리는 뒤로 곱게 빗어 비녀를 꼽았는데 얼굴에 주름살과 흰머리카락이 많았지만, 눈.코.입이 정말 크고 잘생겨서 어린 내 눈에도 그 아줌마가 엄청 미인 이었다는걸 인정할 수 있었다. 그때 어른들의 이야기를 귀 동냥으로 들었는데 그 아줌마가 젊어서 기생이었다고 했다. 기생이 무엇하는 사람인지 이해 하지 못했지만, 소리 듣기가 좋았던 난 그 아줌마가 오기만을 목 빼고 기다린 적이 많았다. 맛있는 떡을 여러가지 만들어 가지고 팔고 다니면서 마음이 내키면 신나게 장구도 쳐주고 소리를 한번씩 해주는데 얼마나 목소리가 곱고 쩌렁쩌렁 울리든지 골목에서 소리만 들리면 떡장수 아줌마가 왔다는걸 누구나 알수 있을 정도였다. 그 아줌마의 소리를 들으며 어떻게 저 소리가 목에서 나올수 있을까 참 신기하여 많이 궁금하고 부럽기도 했었다. 세월이 흘러 흘러 내가 그 아줌마 보다는 아직 젊어 보인다 해도 까마득히 잊어졌던 그 시절의 소리꾼 아줌마가 찹쌀떡을 보자 갑자기 내 입에서 불려지는 까닭은 평생에 잊혀지지 않는 그 소리에 대한 그리움이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나 보다. 지금도 국악을 들으면 그 소리꾼 아줌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귀를 귀울인다. 만약에 그 분이 이 시대에서 젊음을 소리로 사신다면 큰 소리꾼이 되어 빛을 보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2005.9.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