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에도 나타났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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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바둑 선생님이 자기에게 바둑 못한다고 화내고 매도 때렸다면서 무서워서 바둑 학원에 못가겠다고 하였다는 일곱살 남자 아이의 어머니 얘기를 듣고 얼마나 우습던지 오랜만에 소리내어 한바탕 웃어 보았다. 아이 어머니께 아이가 그런 꿈을 꾸기 까지에 짐작되는 일이 있었다며 그렇게 된 사연을 얘기해 주었다. 지난 금요일에 아이가 친구 한명을 데리고 왔는데 어찌나 둘이서 방방 뛰기에 공부에 방해되어 친구를 집에가서 기다렸다가 놀아라며 보냈더니 친구가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하면서 가니까 마음이 바쁜지 바둑을 두면서 연결과 절단도 제대로 하지 않고 건성으로 대충 하고 있어서 제발 정신 차리고 집중하라고 하며, 이제 배운지 한달 되었으니 연결과 절단은 척척 할때가 되었는데 아직도 잘 모르고 있다며, 한달전에 같이 공부 시작했던 옆의 아이는 참 잘하고 있다고 하며 그래서 스티커도 저렇게 많이 모았지 않느냐며 옆의 아이를 칭찬해 주었더니, 화가 났는지 뾰루퉁해 있어서 그러면 다음부터 딴 생각 하지 말고 열심히 생각해서 하면 누구보다 잘 할수 있을테니, 잘 하기 위해서 집에가면, 놀때도 연결. 잘때도 연결. 밥 먹을때도 연결부터 생각하면 아주 바둑을 잘 할수 있을 거라고 꼭 시킨대로 하고 월요일에 오라고 했었다며 가장 쉬운 걸 해보라 했는데, 성격이 고지식한 아이가 그걸 어려운 숙제로 생각 하고는 스트레스를 받았는것 같다고 했더니 아이 어머니도 웃으며 이해 하겠다고 했다. 지난번에도 화장실에 다녀온 후에 바지 지퍼를 안 올렸길래 남대문 열렸다고 했더니 부끄러워 돌아서서 지퍼를 올리고는 선생님이 짱구세요 짱구가 남대문 열렸다고 하는데 그래서 같이 웃었던 일도 있었다. 오후에 아이가 웃으며 들어 오기에 공부시키며 슬그머니 물었다. 연결 많이 생각하고 왔느냐며, 아이는 꿈에서 나를 보았다는 말은 전혀 안하고 연결 생각 안했다고 하기에 다른 형아들은 연결 생각하고 오라고 하면 꿈에서 선생님 만나서 무서웠다고 하던데 혹시 나를 꿈에 보았느냐고 물었더니 시침을 뚝 떼고 "아니오" 하는 녀석이 오늘따라 더 귀여워 보였다. 2005.8.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