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하면 "휴~" 한숨을 쉬고
자꾸만 머리핀을 뺐다가 꼽았다 하고
손톱을 물어 뜯고 머리칼을 몇가닥 잡아 빙빙 돌리고
두 눈은 천정만 보며 그저 모든걸
귀찮아 하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지금은 고 3인데 그 아이가 초등 4학년때
차분한 성격으로 변화를 시키고 싶다는
엄마의 바램에 이끌려 나와 만나게 되었었다.
바둑을 잘 두게 하려는게 목적이 아닌
아이들을 만날때면 먼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더구나 몸도 마음도 커버린 상태에서
억지로 끌려왔기 때문에
흑돌 백돌의 의미에 관심도 없고
이기고 지는 대국에 흥미도 없어 한다.
그러니 자세와 집중력을 향상시키려는
지도 노력은 두배로 힘들어야 한다.
더구나 고학년이 되면 학원과 과외로 시간이 없어
올 수없게 되니 결국은 그리다 만 그림처럼
아쉬울때가 많았다.
그 아이 역시 산만해지는 원인으로 보이는
바쁜 일정에 따른 미처 소화시키지 못한
공부들이 지겨운듯 불평 불만들의 행복한 투정을
입에 달고 있지만,
온순한 성격과
명랑하고 욕심없는 마음이 예뻐서
더 쉽게 다가 갈수 있었고,
바둑 한판 한판 공부하면서
좋은 환경에 능력있는 부모님에게서
넘치는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싫증보다 즐거움으로
생각을 바꾸어 학원마다 적응하게 하니
고분 고분 말을 새겨 들으며
자세가 좋아지면서
1년쯤후 한숨쉬는 버릇부터
손톱 물어 뜯는 버릇까지 보이지 않을때쯤
바둑에도 흥미와 적극성을 보이려 하고
마음에 가닥을 잡아 가는데
아이는 엄마손에 끌려 또 어느 유명한
선생님께로 공부하러 갔다.
얼마전 아이 엄마를 만났는데
제발 4년제 대학만 들어가 주면 좋겠다고
소망을 하였다.
그 아이의 한숨 소리가 다시 들려 오는듯 했다.
(다음편에 계속)
2005.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