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방충망에 착 달라 붙더니
곧 시원한 소리를 들려 주는데,
"매앰 매앰..."
소리에 시아가 방에서 달려 나오더니 9층 까지
날아 올라와 더위를 달래주는 매미와 얘기를 나눈다.
빨래를 널면서 그 모양을 보고 오랜만에
같이 동심으로 빠져 들어가 보았다.
나 어렸을때는 배나무 복숭아 나무에 붙어 있는
매미를 손으로 잡아 실로 묶어서
끝을 잡고 날아라고 쫓고 퍼드득 거리는걸
보며 재미있어 했고,
높은 감나무에서 매미가 울때는
돌을 던지면 그쳤다가 조용히 있으면
다시 우는 매미를 놀리느라 더위를 잊고 놀았었다.
오늘처럼 푹푹 찌는 날에는
바람 솔솔 불어 오는 마루에 누워 부채질 하며,
과수원에서 높고 낮고 길고 짧게 합창으로
화음을 들려주는 매미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
한가한 낮잠을 자고 나면,
더위는 과수원 울타리에 그림자만 남긴채 사라지고
시원한 저녁 노을을 따라 나오던 별들이
친구들을 불러내어 밤 하늘을 반짝 반짝 꾸며 놓으면,
마당가에 모기불을 피워 놓고 편상을 펴서
그 위에 누워 하늘을 다 차지하여
신나게 별을 세며 긴 여름 밤을 새웠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는
느낌 없는 옛날 얘기로 들리겠지만
아직도 난 매미만 보면 잡고 싶어 아이가 되어 버린다.
2005.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