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사흘째 항문에서
변을 보기 전 후로 혈흔이 보여 무슨 이유인지
몰라서 화가 나고,
다시 또 수술할 일이 생길까봐 겁이나서 화가 난다.
(정기 검진은 한달 남았다)
시아가 알바로 밤에 배달 갔다가
약 10초만 빨리 엘리베이터를 탔으면
한시간 반 이상을 정전으로
멈춘 엘리베이터에 갇힐뻔 했으며,
(한시간 반가량의 정전 예고가 있었다는데
시아는 모르고 갔으며 음식 시킨 사람은
알면서 알려주지 않고 시켰던것이었다고 한다)
그 정전 때문에 12층까지
무거운 음식을 들고 올라갔다 내려 왔다는데
짠하고 (비록 세상 물정 알게 하려는 이유 였지만,
용돈도 벌어서 쓰라는 뜻도 함께였기에 아빠와
내가 일을 하고 있었다면 굳이 이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될 것을 )하고 생각하니
무척 화가 났다.
잠 자기전 시끈 거리는 발목을 주무르는걸 보고
배달 하다 자전거가 넘어져 다친 무릎을 보니
더(다른 알바 자리 알아봐 주지 못한것이)
미안해서 화가 났다.
여기에 호야가 다녀간 후로부터
가슴이 아려왔던게 폭발하며
눈물이 나고 화가 났다.
얼굴이 몹시 야위어서 귀밑으로
턱까지 뼈가 나타날 정도로 살이 없어져서
동그랬던 얼굴이 세모가 되어 버렸다.
배도 쏙 들어가 허리도 굽어질 정도였으며
밥을 먹여도 배가 나오지를 않고,
조금만 먹고도 먹히지 않아
그만 먹는걸 보고
(아무리 교문에 호야의 이름이 붙은
축하 플랭카드가 붙었다 해도 기쁘지 않았다)
이렇게 야위어질 정도로 공부해서 출세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원래 공부 할 때는 먹는걸 잊을 정도로
푹 빠지는 아이라 옆에서 불러서
챙겨 먹여야 하는데,
멀리 보낼수 밖에 없었고 오지 않는 일요일에도
찾아가 몸 보호를 위해 줄수도 없는
현실이 답답해서 화가 났다.
하는수 없어 보약은 귀찮고 친구들에
미안해서 못 먹겠다고 하여
간단히 주머니 넣어두고 먹을수 있는
홍삼을 정으로 된것 6만원주고 사다가
매일 먹게 했더니 그것은 좋아라며 가져가는데
조금은 내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입맛이 생겨 밥만 잘 먹어 주어도 나아질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 지금부터 이렇게 하나씩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을 해결해 나아 가야 겠다.
괜찮아 질거야
평화가 오겠지.
나아질거야 내게 우리에게 평화가 올거야
최면을 건다.
내게..........
화가 가라앉는다.
이렇게 그저 주절거리고 나니까 .....
2005.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