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을 보자 반가운 마음에
바로 씻어서 초고추장에 양념을 하여
예쁘게 접시에 담아 놓았다.
(난 반찬을 보통 냄새만 맡아도
거의 간을 맞출수 있어 맛을 보지 않고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번엔 전혀 예상밖의
실수를 하고 말았으니 죽순이
짜서 먹을수가 없었다.
구운 소금 살짝 넣은것 밖에
잘못한게 없는데 했더니,
동서가 그때야
"아차 어머님이 소금에 절여 놓으셨다고
담그었다가 만들어 먹으라 하셨는데"
하였다.
어머님께 전화하였더니
"니가 염장법으로 냉동에 보관하여 두라 하여 했는데
니가 잊어 버리고 바로 만들었으니 맛이 짜지"
하셔서 그때야 내가 봄에 부탁 했었던
일이 생각나 웃어 버렸다.
취나물도 시금치도 삶아서 염장하여
나중에 보내 달라고 했었지.
어머님은 기억해 두신거다.
(염장해 냉동에 보관했다가 먹기 몇시간 전에
물에 담궈 두었다 요리해 먹으면 싱싱하고
질기지 않아 거의 제철의 제맛으로 먹을수 있다)
죽순이 환자에게 좋다고 했더니
시골집 뒤 그 대나무 밭을
봄부터 얼마나 바쁘게 들락 거리시며
끊어다 다듬어 삶고 먹기좋게 갈라서
염장하여 두셨는지,
일년내내 먹을수 있을 만큼의 양을 보내 주셨다.
산에서 밭에서 채취하신 취나물까지도
염장하셔서 냉동시켜가지고 ......
어머님의 그 정성을
우린 사느라 죽순 껍질 버리듯
잊고 살았음을 깨닫고
어서 남편이 건강을 찾게 하는게
효를 다함이라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