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짝!짝!짝!.....
앞에서건 뒤에서건 가까이서
손뼉 소리가 나면 틀림없이 맨발의 할아버지다.
허연 머리에 주름진 얼굴 날씬한 몸을
날렵하게 날으듯이 맨발로
돌무더기도 흙무더기도 나무뿌리 엉긴곳이든
어디든 따다닥닥 딛으며 산을 오르내리신다.
아마 연세가 칠십은 훨씬 넘으셨을 것 같은데,
우린 힘들어
헉헉 거리며 오르는데도
맨발의 할아버지는 가뿐하게 뛰듯이 다니신다.
부러웠다.
산에 오르내릴때마다 보아도 참 건강해 보이신다.
아마 오래 오래 건강히 사실것 같다.
발이 참 예쁘셨다.
나도 어릴땐 맨발로 흙밭을 누비고
소꿉놀이며 고무줄 땅다먹기 놀이등에
신이 났었던 때가 있었다.
더울땐 그늘에 앉아 맨발로
흙을 파서 발바닥까지 다 집어 넣으면
참 시원했고,
비가오면 미끌미끌거리고 질퍽질퍽한
길을 맨발로 미끄럼 타듯 걸어다니면 참 재미 있었다.
냇가에서 따끈따끈한
자갈밭을 맨발로
또박또박 걸어다니며
발목까지 적셔지는 시냇물속에
철벅철벅 하얀 발로 뛰어 다니던 그 때가 그립다.
지금은 맨발이 미워 내 놓을수 없다.
2005.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