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안경 맞추는데 따라가
안과에서 처방해준 내 돋보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끼워서 함께 맞추었다.
세상에, 컴퓨터 자판 활자부터
시원하게 보이고, 컴 모니터가 이렇게
깨끗하게 선명하게 잘 보이다니 참~ 좋다.
예전부터 가까이 보는 글씨가 흐려 보이고
최근에는 눈이 쓰리고 아파서
책을 많이 읽지 못했는데,
이제 많이 읽을수 있게 되었네.
어느덧,
사십대 후반에서 돋보기를 사용하게 되었구만,
아직도 내 마음은 여건이 허락 된다면
아이를 더 낳아 잘 기를수 있을것 같은
젊음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데,
눈은 나이를 속일수 없어
노환으로 돋보기를 필요로 하고 있으니,
몸의 나이가 정신연령을 대변하고 있었구나.
어디서나 돋보기를 꺼내드는 불편함 보다는,
이만큼의 삶의
여정에서 되돌아 보아,
돋보기로 들여다 보아야 할 정도로
희미해진 기억들의 그림자를,
떠올려도 떠올려도 생각해내지
못하는 망각의 시간들이 늘어난 나이가 슬프다.
얼마나 주어질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서 연륜에 무르익은
지혜와 노력으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 자신을 위해
나날을 보람있는
시간들로 엮어 가야겠다.
2005.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