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립스틱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사주는 것이여, 자네 ㅇㅇ 좋아 하는가?"
"뭐라구요? 이런 이런 내 그말 나올줄 알았다.
이거 괜히 골랐네. 다시 줘 버릴까?"
"그거는 입술 맞추는 사람이 사주는건데 둘이 좋아 하는갑다. "
"아이구 내가 미쳤나? 그때 왜? 이게 내 눈에 띄어서
골랐을까? 시아야 이거 버려불까?"
"엄마는 아빠한테 사달라고 하시지 왜? 아저씨한테
그걸 사달라고 했어요? 그러니 이제부터 아빠한테
놀림 당하게 생겼네요. 차라리 쓰지 마시고 아빠한테
다시 사달라고 하세요."
우리 딸의 판결은 그 립스틱을 바르지 말라는 거였다.
아빠는 자꾸 웃으며 내게 립스틱 사주는 남자도
있어서 좋겠다고 놀리고...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시아 아빠랑 제일 친해서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우리집에 와서
식사며 간식이며 식구처럼 먹고 놀고 하는
아빠 친구가 있는데 ,
엊그제 살것이 있다고 하여
셋이 같이 시내로 마트로 여기 저기
쇼핑하다가
드디어 물건을 사서 포장 하는데
옆에 진열되어 있는 립스틱이
사고 싶어져서
지금 이 글 쓰고 있는 바탕색이
마음에 들어서
만져보고 있는데
아빠 친구가 돈을 지불 하겠다며
사라고 해서
사양하다가
기어히 값을 치르기에 하는수 없어
들고 나왔는데,
집에 와서
저녁에 시아랑 밥먹다가
내게 염치도 없이
남에게 립스틱을 사달라고 했다며
하필 뭐 사랑하는 사람만이
사주는 립스틱을 골라서
돈을 내게 만들었다고
나를 계속 코너로 몰며 놀리는 것이었다.
그거참 나는 별 생각없이
친하니까
부담없이 받았는데
이렇게 염치 없는 여자가 될줄이야
이걸 어떻게 수습을 한다?
2005.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