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호야는
내게 안부 전화를 하는데
...P...로 발신자 번호가 나타나
아직도 공중전화 카드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핸드폰의 요금을 14.000 원짜리 월정액으로
해달라고 해서 해주었는데
그걸 일일 어느정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계산을 해놓고
아끼느라 집에는 학교내의 공중전화로 하고 있는 것이다.
"누나야 이리와 앉아봐"
호야가 얼마전에 집에서 쉴때
누나의 핸드폰 요금 고지서를 보더니
"대학생이 무슨 핸드폰 요금을 이렇게 많이
나오게 쓴데?"
그리고는 누나를 불러 앉으라고 하며
따지려고 하자
"조것이 얼척이 없네 누나를 불러 앉으라고 하고?"
그러면서 앉으니까
누나는 핸드폰 요금이 4만원이나 나오니 도대체 어디다
전화를 하고 사느냐고 따지니까
시아가 해명을 하는데
"내것은 작년에 살때 기계값을 할부로 해서
월 14000 원씩이 할부값이고 18000 원은 월정액이다.
거기에 발신자 표시등 몇가지 써비스 값이
합해서 40000 원정도 되는구만,
너는 작은 아빠가 핸드폰을 보내주시고
월정액을 적게 해서 나오는게 적게 나오잖아.
짜식이 모르면서 누나 한테 함부로 까불고 있어"
하니까
호야가 그럼 다른 써비스라도 줄여 보라고 하며
꼬리를 내려 아빠랑 나는 듣고 있다가
웃으워서 웃고 말았다.
다음날 누나가 친구 만나러 가며
화장을 하고 나가니까
"누나는 무슨 화장품을 많이 바르고 다녀?
돈으로 발라라 발라 "
하자 시아가 또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이 화장품은 막내이모가 다 사준 것이거든
신경끄셔 이 짠돌아 "
하여 또 아빠랑 나를 웃겼던 일이 있다.
우리 호야는
정말 너무 절약 정신이 투철하다.
언제부터였을까?
아빠가 아프시기전까지는
용돈만 있으면
책을 사러 가서 몇권 보고 한권 사서 나왔는데
그 후부터는
서점에 가도 이책 저책 앉아서
읽어보고는
살 필요는 없다고 그냥 나온다.
지금 신고 다니는
운동화도
아빠가 신다가 놓아둔 것을
신고 다닌다.
새 신발 사주겠다고 해도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고 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세살때던가
호야가 마스크맨 바이오맨등
로보트만 많이 좋아 할때였지.
한번은 문구점에서 로보트를 사달라고 할때
다음에 사주겠다고 했더니
울지도 않고
아무말 없이 나가더니
바로 앞 도로에 양팔 벌리고
두눈감고 큰 대자로 누워 버려서
그 갑작스런 행위가 웃으워서
화도 안내고
하는수 없어서 사주었던 일이 있다.
그런데 그 후로는 뭘 사달라고 조르는 일은 없었다.
자기 용돈은 꼬박 꼬박 은행 통장에 넣으면서
누나에게
졸업 선물로
반무테 안경 (5만원)에
또 필통과 샤프까지
사달라고 하여
착한 시아는 막내 이모한테 받아온
용돈에서 다 사주었다.
좀 전에는 호야가
치약이 떨어져서 자기 돈으로 샀다고
문자를 보내 왔다.
사랑하는 호야
건강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호야가
정말 내 마음에 큰 부자로 자리 하여 주어
엄마는 고맙고 자랑스럽다.
2005.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