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아침을 먹으며
"수석 졸업을 놓친 아들을
무신 재미로 구경갈꼬 "
하며 한숨을 쉬는 흉내를 내었더니
"엄마 고등학교 가서 잘 하면되요"
호야가 날 위로하듯 미안해 하는 표정으로
말하길래
농담 이었다며 그래 까짓거 중학교 1등 졸업 못했다고
스카이 대학 못간단다는 법 없으니
우리 힘내자.
그리고 졸업식장에 갔다.
호명하면 일어서고 또 일어서고
단상에 가서 상 받아오고
또 받아오고
수석한 친구보다 한가지 더
큰 공로상까지4가지를 받아 오니
마음에 위로는 되었다.
담임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우리 가족은
사진은 찍지 않고 왔다.
언제부터인가
아빠와 내가 사진 찍는게
싫어져서
사진찍기를 무시했는데
호야는 돈 아끼려고 사진 뭐하러 찍느냐고
싫어해서
우리 가족은 점심만 외식하고 왔다.
호야는 점심도 돈쓰지 말고 집에서 먹자고
우기는것을
겨우 특별한 날이니까
외식하자고 내가 우겼다.
다음날
영재원 수료식 이었다.
호야는
수료식 끝나고
자모님들과 친구들 모두
저녁을 함께 먹게 되었는데
호야는 ㅎ고교에
공부하러 꼭 가야된다고
말려도 기어코 가버려서
아들 없는데 나만 식사에 참석하여
서운하였지만 호야 몫까지 만나게 먹고 왔다.
호야도
그 맛있는것 함께
먹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모두들 호야가 없다고
아쉬워 하면서
공부하겠다고 가버렸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의 호야 답다는 것이다.
2년간 20명의 친구들과
열심히 공부하며
평생 잊지 못할 우정을 쌓았으리라.
호야에게는
고교에 가서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이다.
학교 공부 끝나고
바로 버스로 이동하여
영재원에 가서 밤 늦게 까지
공부하고 오느라
힘들었을테지만
그만큼 수확이 많아
보람 있었던 2년의 세월 이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제
고등학교에 가서
열심히 더욱 노력하여
호야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꼭
이루어내기를 바란다.
어제도 눈이 엄청 쏟아지길래
하루 쉬고 다음날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만류 했는데
호야는
공부 해야 한다며
ㅎ고교까지 시외버스로
가겠다고
즐거운 표정으로 나서서
배웅을 하고 왔는데
두시간 후에
잘 도착 했다고
전화를 해주어서 마음이 놓였다.
내가 호야라면
하루 공부 쉬고
다음날 가겠다고 했을텐데.
시아가 여자 친구 만들 생각 말라고 하니까
"그래 .난 공부하러 가지. 딴짓은 관심 없어"
호야의 이 한마디가 더 마음에 들어
역시 우리 아들 다운 말이라며
칭찬해 주었다.
호야가 요즘 참 많이 자란것 같다.
든든하고 희망이 보인다.
2005.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