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눈멀고 귀 멀어 애 터지는 가슴 깜깜하게 재 만드는 일입니다
세월이 지나고 나면 남아 있는 재조차도 아픔일 터이니 그저 빈 가지로 허허로이 웃을 수 있어야 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받아서 채우는 일이 아니라 주고 또 주어서 나를 비우는 일 담담하게 자신을 버리는 일입니다
준 만큼 받아서 채우려고 한다면 끝내 채워질 수 없는 목마름에 허기진 욕망에 휘둘리어 무수한 날 시퍼런 보리밭이랑 발끝으로 세며 울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비워 너를 가득가득 채워 주며 동행하는 일입니다 비우고 채워 주고 또 비우는 일로 거듭거듭 새로워지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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