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게 익은 과일이 떨어지듯,
문득
그대 이름을 불러볼 때
단숨에 몰려오는,
생애 첫 가을
바람은 한점
푸른 하늘을
내 눈 속에 부려놓는다
마음 닿는 곳이 반딧불일지라도
그대 단 한 번 눈길 속에
한 세상이 피고지는구나
나,
이 순간, 살아 있다
나,
지금 세상과 한없는 한 몸으로 서 있다
그리움을 견디는 힘으로
먼 곳의 새가 나를 통과한다
바람이 내 운명의 전부를 통과해낸다
-유하 시인의 詩<그리움을 견디는 힘으로>

그대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생애의 첫 가을이 왔습니다.
붉게 익은 가을 열매가 떨어지듯
푸른 하늘이 내 눈 속으로
하르르 내옵니다.

그대의 신비로운 눈길 속에
한 세상이 속절없이 피고지고...
피고집니다.

그리움을 견디는 힘으로,
나,
이 순간, 살아 있다!
나,
지금,
세상과 한 몸으로 서 있다!

먼 곳의 새가
내 그리움을 통과해 가듯이,
바람이 내 운명의 전부를 통과해 가듯이, 당신의 그리움도 나를 통과해 갑니다.
그렇게...
모든 것은 통과해 갑니다

마음에 금이 가서
아픈 가을,
금이 간 가지에 내려앉는 새,
몸 전체가 새처럼 비어 있는
그리움,

가을이,
새가,
바람소리가,
그리움이,
당신을,
이 순간, 살아있게 합니다.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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