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종일 일하고 저녁 늦게 집에 왔더니 소포가 와 있었다....
딸내미들이 아빠가 엄마한테 온 거니깐 뜯어보지도 못하게 했다고 얼릉 보자고 난리들이다..
주소를 보니 엄마다...
속으로 돈 들여서 뭘 이케 보냈나 여긴 더 좋은거 많은데 하면서 소포 상자를 열어 보았다....'
아이들 옷하고 내 옷, 랑이 속옷들이 있었다...
딸내미들은 좋아서 입어 보겠다고 소란을 피우고 조카들은 이쁘다며 얼릉 입어보라고 했다...
울 랑이는 장모님이 신경쓰셔서 고른 것이라며 자기 속옷 서랍에 넣고 온다...
새 속옷은 한번 빨아서 입어야 한다며 핀잔을 줬다.
글구 내 옷을 들고 방으로 조용히 들어왔다.
바지와 티셔츠...
그 안에 편지가 들어있었다...
여동생과 엄마의 편지가.....
한달전에 엄마,아빠의 영양제 몇가지와 잣,호두,말린 플럼을 한국에 보내드렸었다.
엄마는 몸이 약하고 아빠는 당뇨에 심장 수술까지 하셔서 걱정이 되어 이것저것 좋다는 걸 골라서 보냈었는데 그냥 받기만 뭣해서 옷을 사서 보낸거란다...
눈물이 쏟아진다....
여동생 편지를 보니 내가 보낸 소포를 받고 두 분이 소리내어 우셨단다....
멀리서 고생해서 번 돈으로 보낸거라면서....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다.
가까이 있을때 잘 할걸...
후회가 가슴을 맴돈다.
전화를 했다...
엄마는 잘 받았다니 다행이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신다.
다음부턴 보내지 말라고 하니 옷은 맘에 들더냐시며 딴소리다.
부모의 맘을 알려면 얼마나 더 걸릴까...
그 맘을 다 헤아릴수나 있을까....
그냥 지나쳤던 여러 기억들이 다시 새겨진다.
넘 맘이 우울하고 무거워서 아무렇게나 생각나는데로 적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