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학교를 다녀왔어요
살아가는 이야기 2010/06/03 13:41   http://blog.azoomma.com/ahong77/282804
 대안학교를 알아보게 될 줄은 모랐었다.
심지어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려는 계획을 세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대안학교는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아이들의 선택이나 이시대의 반항아들의 도피처로 인식해왔던 나의 편견에 일침이 가해진 것은 서울근교의 전원주택지로 이사와서였다. 학교 엄마들과 도서관 도우미봉사를 한다고 모임을 가지면서 이런저런  아이들 교육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대안학교에 대해 너무도 다른 인식을 하고 있는 그네들을 만난 것이다. 같이 영어과외를 시키면서 알게 된 그네들은 누구보다 건강하고 부럽도록 야무지고 똑부러지는 아들을 가진 줌마들이었다. 아이들의 교육에 열성적이지만 학원이나 성적에 목매지 않고 아이들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키워주기 위한 열정으로 뜨거운 그네들의 아이들은 너무 공부에 욕심이 많아서 걱정이랄 정도여서 부럽고 그래서 괜히 딸애한테 화를 내게 만드는 여인들이었다. 그 아이들의 중학 진학을 놓고 고민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으로 대안학교도 여러 가지가 있으며 학교마다 추구하는 바와 지원과 교육내용에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간디학교라는 곳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인터넷검색으로 학교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체험학교에 아이를 보냈더니....딸래미가 그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한다.
 남편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보고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주위사람들과 이야기해보고 하더니 긍정적인 반응이다. 사태가 이 정도 되니 적극적인 입학절차를 밟아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번에 방문한 간디학교는 충남 금산에 있는 간디학교다. 간디학교는 경남 산청에 처음 생겼고 이후로 금산과 제천에 학교가 세워져서 지금은 모두 세 곳에서 중,고 과정의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간디중학교의 특이한 점은 중학교 2학년에 4달간 필리핀 현지학교에 수업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사랑과 자발성에 학교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를 두고있으며 모두 수업과목은 학생들 스스로 선택하여 수준별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학생과 선생 모두가 참여하는 식솔회의를 통해서 모든 규칙과 문제해결이 이뤄지며 옷만들기 음식만들기 농사를 체험하며 모든 학생이 기숙사생활을 하게 된다. 한 학년에 스무명 남짓한 학생들이 3년을 같이 지내야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구 선후배 관계의 갈등을 조절하고 해결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적응하여 인간관계를 풀어내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솔직히 이런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딸래미가 부러웠다.
사실 아이를 생각하면 대안학교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인 것 같다. 기존 학국의 중학교의 딱딱하고 거칠고 경쟁적이고 수능만을 향한 교육환경이 아닌 자연과 더불어 신나게 놀면서 수업내용과 양을 스스로 결정해서 진행하고 억압이나 강제가 아닌 자유가 보장되는 교육. 정말 이상적인 것이지 싶다. 다만 우리가 발을 들여놓고 그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야하는 세상은 대안학교 안이 아닌 대안학교의 바같 이 곳 경쟁과 억압과 비교와 간판으로 평가받고 돈을 벌 수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앞선 걱정들이 무겁다. 대안학교 방문의 날에 이런 저런 설명을 듣는 중에 담당교사의 말,"수능을 위한 교육은 진행되지 않습니다. 수능을 위한 교육을 원하신다면 우리 학교에 보내시면 안됩니다." 이 말이 너무 큰 무게로 나의 가슴을 누른다. 딸래미에게 나의 속 내를 내보이자 그 아이는 자기가 국수사과 선택해서 열심히 하고 고등학교는 일반학교를 가서 수능보고 대학도 갈 것이라고 한다. 방학때마다 엄마가 모자라는 것 보충해주고 학기 중에는 자기가 열심히 하겠다고...꼭 간디학교를 가고싶다고 한다.
어린 아이가 냉정한 판단을 할 수 는 없을 것이다. 아이의 장담을 믿고 중요한 3년을 투자해 볼 것인지... 엄마의 앞선 걱정으로 아이의 선택과 의지를 꺽을 것인지... 뭐가 옳은 지 답이 나오질 않는다.
자발성. 책임의식. 사랑과 배려. 자유로움과 자연과 어우러짐. 노동의 즐거움. 대인관계 배우기. 폭력, 경쟁, 비교, 강압, 왕따, 찍히기, 컴퓨터게임, 탈선 그런 단어들이 낯선 환경에서 자랄 수 있다면, 그런 환경에서 사춘기를 보낼 수 있다면 어쩌면 명문대학을 1,2년 늦게 들어가도 그 아이의 인생에 있어서 훨씬 더 중요한 가치와 힘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맑고 뜨거워지는 태양을 받으며 오늘 아침 나는 아이의 중학교를 간디학교로 조심스럽게 정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