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제가 학부모가 되었습니다...ㅋㅋㅋ
찔찔이 딸래미도 어엿한 학생이 되었구여.
막상 초등학생 타이틀을 달기는 했지만, 하는 짓은 여전합니다.
1초라도 엄마가 안보이면 닭똥같은 눈물부터 주루룩 흘리는 아이.
밥 먹는 데 꼬박 1시간이 걸리고, 눈 뜨자마자 엄마한테 달려와서 안아달라는 아이.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놀게 해달라 떼쓰고 컴퓨터로 캐릭터를 키우며 혼자 환호성을 지르고 웃고 떠드는 아이.
그래도 아침 7시면 혼자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나는 걸 보면서 딴에도 긴장하고 있구나...기특한 마음이 든답니다.
제 생활도 많이 변했습니다.
아침잠 많은 잠만보 아지매가 6시 30분에 벌떡 일어난답니다.
하늘이 놀랄 일이죠. 역시...저에게도 엄마의 본능이 강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나봅니다.
8시 40분까지 밥먹이고 가방챙긴거 확인해주고 옷입히고 집을 나섭니다.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에 오면, 9시. 커피 한잔 마시고, 아침상 치우고 청소기 돌리고 점심 준비하면,
다시 아이 리러 갈 시간. 11시에 데리러 가서 교실 청소하고 집에 와서 점심 먹이고나면 잠깐 짬이 나죠. 2시부터 6시까지는 학원에 데려다주고 기다리고 데리고 오고의 반복입니다. 저녁을 먹고 아이 재우고나면 10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주부가 직업인 엄마들의 일상이 이럴겁니다.
안하던 일찍 일어나기를 하려니 저도 몹시 피곤해서 하루는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잠이 들었습니다. 남편한테 10시 30분에 전화로 깨워달라 부탁하고 달콤한 잠에 빠졌는데.... 약속한 웨이크업콜이 안왔습니다. 11시를 훌쩍 넘겨서 같은반 엄마가 전화를 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하늘이 무너져라 울어대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고...하늘이 캄캄해지고 심장이 쿵 떨어지더군여.
미친듯이 달려가보니 아이는 운동장 가득히 어엉엉 소리를 퍼트리고 눈물을 주루룩 흘리고 서있고, 전화해준 친구의 엄마는 아이대신 저에게 화를 냅니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었죠, 뭐. 놀랬지? 엄마가 깜빡 잠이 들었다. 엄마가 잘못했다, 미안하다. 싹싹 빌고 또 빌고 아이가 휘두르는 주먹을 달게 맞아주고, 스티커 사주기로 약속하고 나서야 겨우 울음을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왜 늦게 왔어?"가 아니라, "왜 약속을 안지켰어? 11시 전에 와서 기다리기로 했자나...앙...앙...." 라고 나무라는 아이한테 정말 면목이 없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저는 졸지에 유명인사가 되버렸습니다. 야무진 딸을 둔 정신없는 엄마로...
ㅠ.ㅠ
아무튼 코피 한 번 쏟은 거 빼고는 감기 안 걸리고, 힘들다 소리 안하고 잘 적응하고 있는 딸래미가 너무 대견스럽고 이쁘답니다.
그리고 학부형되기가 이리도 힘든 일인 줄 예전엔 정말 몰랐습니다.
딸 하나로도 헉헉거리는 저는 초등학생 셋을 똑부러지게 챙기는 엄마들을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게 되었답니다.
대단해요~~~~~~~
언젠가는 아이가 혼자 학교를 가고, 혼자 학원을 다니게 되겠죠?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힘내서 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