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 가수의 안방 베란다 화단 작업을 했다.
모 여성지와의 인연 때문에 맡게 된 일이다.
나도 좋아하는 가수라 얼른 수락을 해놓고보니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일단, 시기적으로 실내조경에 쓰일만한 화초가 월동 중이거나 겨울나기에 들어간 상태라 잎도 꽃도 보기에 좋지 않을 시기다.
거기에 집의 위치도 서울이 아니라 용인지구여서 작업을 위한 이동거리가 너무 길었다.
처음 스케치를 위한 현장을 방문하던 날은 용인과 신갈, 분당주변을 3시간이나 헤매다 겨우 집을 찾기도 했었다.
아무튼 쉬운 작업은 아니었지만, 매우 즐겁고 유쾌한 작업이었다.
베란다 사이즈는 가로길이가 3.5M, 폭이 0.7M이다.
정남향으로 앞으로 막힘이 없이 빛이 종일 잘들고 통풍도 좋다.
주인이 부지런하다면 아열대식물로 매우 이국적인 화단을 꾸밀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주인 내외가 모두 바쁘신 분들이라 물관리, 영양관리, 잎관리 등 손이 많이 가는 식물을 피해야했다.
화단의 컨셉은 '물과 빛'이다.
화려하고 이국적인 칼라의 크로톤을 메인 화초로 하여 배란다의 양쪽 기둥 역활을 담당한다. 크로톤의 밑으로는 천량금을 둥그렇게 심어서 동산위의 키 큰 나무같은 풍경이 되도록 했다.
소나타처럼 부드럽고 밝은 리듬을 만들기 위해 화초의 크기와 키, 색깔을 디자인 했다 .
다육식물을 중심으로 수경코너와 이끼를 깐 산책길을 만들어서 어린 아이들과 함께 물을 주고 화초를 들여다보면서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화단.
건조한 아파트에 충분한 습기를 제공하고 새집 증후군을 약화시킬 수 있는 이온공급을 빛이 강하다는 장점을 살려서 작업했다.


위 사진은 수경재배 코너다.
인조 함지박을 화단에 넣고 수초재배에 쓰이는 영양돌을 밑에 깐다.
다른 수경용 돌보다 영양이 풍부하고 고인 물의 정화작용도 뛰어난 것이 수족관에 까는 수초재배용 돌이다. 테이블 야자와 하트 네이비 등을 심고 검은 돌을 넣어 칼라 대비를 안틱의 가구와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수경코너 옆으로는 검은 돌이 깔린 산책로를 만들었다. 안스리움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검은 돌길은 작업자인 내 이름의 이니셜 'J'를 그리도록 했다. (나의 작업임을 티내려고 ㅋㅋㅋ) 돌길 옆으로는 이끼를 깔아서 매일 아침 이끼에 물을 뿌려주면 흙냄새와 더불어 풀냄새를 맡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화단의 양쪽 벽이 하얀 칠을 한 채 남아있어서 호단의 컨셉이 베란다 전체로 흐르지 못한 점이 내내 아쉬웠고, 거실쪽 베란다가 아니어서 화단의 활용면에서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 아직도 마음에 걸리지만,
1월에 작업한 것을 이제와 다시 정리하고보니,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