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어린 시절, 흔히 볼 수 있었던 꽃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꽃 색이며 꽃 모양이 참으로 귀엽고 우아한 꽃이다.
잎모양도 기다란 타원형으로 잎끝은 일무러 무늬를 넣은 듯 무딘 톱니모양이다.
제우스가 사랑하는 여인을 아내 헤라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암소로 변하게 해놓고는
암소로 변한 여인이 그저 들풀만 먹는 것이 안스러워 그녀의 눈을 닮은 꽃을 들에 피게 하여 그녀가 아름다운 꽃을 먹게 했다는 꽃이 바로 제비꽃이다.
제비꽃 눈을 가진 여인은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제우스가 사랑하는 여인의 이름이 '이오'이고 제비꽃의 서양이름은 '이오의 꽃'이란 뜻으로 그리스어인 'Ion(이온)'이다.
아테네를 상징하는 꽃이며, 그리스의 국화다.
실재로 제비꽃의 어린 순은 샐러드로 먹는다.
잎이 연하고 맛도 좋다. 물론, 꽃도 푸른 야채를 화사하게 장식하는 보라색 포인트로, 은은한 향으로 샐러드를 훌륭하게 스타일해준다.
더구나, 제비꽃은 잎과 꽃이 모두 해독작용이 강한 약초로 쓰이니 샐러드 소재로는 그만일 것이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 몸안의 염증도 가라앉히는 일석 삼조의 화초다.
우리조상들은 이 꽃을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 피는 꽃이라해서 '제비꽃'이라 불렀다.
또, '오랑케꽃'으로 부르기도 했는데,
춘궁기에 변방의 오랑캐들의 침입이 잦았고 보리고개로 힘든 서민의 고통에 오랑캐의 침입으로 살아내기가 더욱 힘들었던 서민들은 오랑캐가 자주 넘어오던 이른 봄 날 들에 핀 이 꽃을 오랑캐를 부르는 꽃이라하여 '오랑캐꽃'으로 이름하였다 한다.
꽃모양이 오랑캐의 투구를 쓴 머리모양과 닮았있기도 하다.

작고 어여쁜 꽃을 두고 아른다운 여인의 꽃으로 감상하고 노래하는 민족도 있는데,
삶의 고단한 현실에 대한 원망을 실어야했던 우리네 조상들의 그 애환이 애닯다.
제비꽃의 꽃말은 '성실'이다.
중세 기독교시대에는 성모상에 제례를 올릴 때 장미•백합과 함께 성모께 바치는 꽃이었다고 한다. 장미는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백합은 위엄을 나타내며 제비꽃은 성실과 겸손을 의미하였다고 한다.
땅 가까이 낮게 피는 꽃이라서일까...?
바람이 한차례 지나고 난 내 마음에 유난히 제비꽃이 꽂힌 것은 왜일까...
'성실과 겸손'
루틴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작은 반란을 시도했던 나는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와 제비꽃을 들여다보며, 그 꽃말을 내 마음의 화두로 삼는다.
내 일상에 성실하자,
내 일상의 반복을 겸손히 받아들이자.
올 봄에는 작은 화분에 제비꽃을 키워야겠다.
작고 단아한 그 꽃이 필 즈음엔 내 일상도 내 마음 안에서 꽃피겠지...
아름답고 소박한 노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