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을 정리한다.
아이들이 떠난 교실은 썰렁하기 그지 없다.
깨끗이 비워진 책상과 걸상, 사물함
아이들의 그림이 떼어진 교실 게시판들...
너무 조용하다.
애들이랑 같이 있으면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조용히 해라'인데
아이들이 없는 교실은 적막하다.
이제 한학기동안 쓰던 교실을 정리하고 새로 정해지는 교실로 이사를 해야한다.
조금씩 야금야금 나른 짐들이 어찌나 많은지...
읽어야지 하면서 가져다 놓은 책들, 잃어버리고 자꾸자꾸 가져왔던
여러가지 사무용품들, 애들과 함께 하려고 찾아놓았던 여러 자료들,
애써 만들었던 환경미화용품들....
다른 교실에서 또 다른 아이들을 만나 새롭게 시작할 1년.
또 어떤 많은 일들이 일어날까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막연한 불안함...
아이들 앞에서는 첫마음을 잊지 말아야 할텐데...
뛰어난 교사는 자기 스타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 학생들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품고 일을 한다.
선한 학생을 선하게 대하고 선하지 않은 학생도 선하게 대한다. 이것이 진짜 선이다.
그는 믿음직한 학생을 믿고 믿음직하지 못한 학생도 믿는다. 이것이 진짜 신뢰이다.
-배움의 도
교실 청소를 하다 우연히 달력의 뒷장을 보니 이런 글귀가 쓰여 있다.
날짜만 바쁘게 보느라 뒷장에 이런 것이 있는줄도 몰랐다.
새해엔 작고 소박하게, 천천히, 그러나 꽉 차게 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