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학교에서 중간학업성취도 평가가 있었다.
1학년은 아마도 이번 시험이 최초의 시험이 아니었을까 싶다.
대개의 학교에서 1학기엔 별다른 평가를 하지 않으므로.
시험보는 날.
맨 앞줄에 앉은 아이들에게 자기 줄에 있는 아이들 수 만큼 시험지를 나눠주고는
아무 생각없이 '시험지 뒤로 넘겨!' 라고 했다.
잠시후 4모둠 뒷쪽이 웅성웅성하길래 왜그러냐 했더니
시험지 아직 안받았다고 난리였다.
그래서 살펴보니 도균이가 다른 아이들 시험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또 '도균아 시험지 뒤로 넘겨라' 하고는 다른 애들이 이름쓰고 있나 살펴봤다.
4모둠애들이 여전히 난리라서 조금 소리를 높여'시험지 뒤로 넘기라니까!' 했더니
시험지 뭉치를 다가지고 있던 도균이가
진짜로 시험지를 앞뒤로 넘기면서 아주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도균이는 시헙지를 뒷사람 줘야한다는 생각은 못하고
뒷장으로 넘기라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웃음이 터져나오는 걸 참고
'아니야 도균아 시험지 뒤로 넘기라는 말은 자기 시험지 한장만 갖고 남은 시험지는 뒷사람에게 전해주라는 말이야.' 라고 하면서 돌아서서는 자꾸만 혼자 실실 웃었다.
옆반 선생님에게 말했더니 자기반 애들은 시험지를 선생님이 안걷고 애들보고 걷어오라고 했더니 두명이나 시험지를 그냥 집으로 가져갔단다.
별별 애들이 다 있는 1학년 교실..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되지만
다음날 눈뜨면 빨리 학교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래서 나는 학교와 그 안의 아이들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