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고다.
점심먹고 교실도 돌아오는데 아이들이 좇아나오며 난리다.
선생님 애들이 울고 싸우고 난리예요. 하면서
놀라서 들어가보니 하나는 정철이가 모르고 휘두른 팔에 배를 맞고는 아프다고
울고 있고
도균이는 인수가 머리를 밀었는데 의자모서리에 얼굴을 부딪혀서 시퍼렇게 멍이 들어
울고 있다.
하나는 아픈것 보다도 나의위로를 받고 싶었던지 등을 몇번 토닥여 주었더니
금새 그친다.
도균이는 내가 보기에도 심하게 부딪힌 것 같다.
눈 바로 아래부분이라 멍이 시퍼렇게 번지는 건 아닌지 무척 걱정이 된다.
인수는 지난번에도 장난으로 민석이를 밀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민석이 이마에 주먹만한 혹을 만들어 놓더니 이번에는 시퍼렇게 멍이 들게 해 놓았다.
평소에는 그리 나대는 애가 아닌데 왜 가끔 이런 큰 사고(?)를 치는 것인지...
일단 사태를 진정하고 알림장을 쓰게 하고 가방을 챙기고 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평소보다 좀 이른 하교가 될듯하여
혹시 우산 가지고 오시는 엄마들과 시간이 안맞을까봐
아이들을 잠시 기다리게 했다.
그 시간을 이용해서 다른 1학년 아이들의 일기를 몇편 읽어주었다.
아주 조용하게 잘 듣더니 재미있다고 웃는다.
또 읽어달라고도 하고.
몇편을 더 읽어주고는 너희들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다고,
이제 다음주부터 일기쓰기를 하자니까
아이들 여기저기서 한숨이 흘러나온다.
지겨워요 하는 녀석들도 있고.
부담없이, 즐겁게 일기지도하는 방법을 연구해야겠다.
우산이 없어 비를 맞고 하교하는 아이들.
기특하게도 우산 가져온 아이들이 함께 쓰고 간다.
이뻐라...
저녁에 돌아와 도균이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애들 크면서 그런일도 있지요 하면서 이해해 주시니 감사하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