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산을 향해 또 오르고 있다.
이 산을 잘 넘으면 휴식시간이 올려나..
자식 키우는 일이 정말 산너머 산이다.
2시간 30분여의 심리검사를 마치고 나온 아이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엄마 물.'
한컵이 넘는 물을 꿀꺽꿀꺽 삼킨다.
결과까지는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단다.
제발 좋은 소식이길...
친정엄마는 학교 선생님이 그걸 잘 받아주고 칭찬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자꾸 혼만 내고 벌만 세우니 더한것 같다고 차라리 전학을 시키라고 하시고.
나도 내심 이사하면서 그냥 전학을 시킬걸 그랬다는 후회가 든다.
학기초에 선배엄마들이 담임선생님에 대해 다 한마디씩 했을때 귀담아 들었어야
하는걸 그랬나 싶은 생각도 들고.
내가 아이를 잘못키워서 그런건 아닌지 자책감이 가장 크다.
혼내고 벌주고 때려주고 했던 일들만 자꾸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
첫번째 상담이후 마음을 굳게 먹고 뭐든지 칭찬하고 자꾸 안아주면서
큰애를 대한다.
왜 칭찬하는건 그렇게 힘든지...
혼낼일만 눈에 확 뜨이고 칭찬할려면 자꾸 인색해진다.
일부러라도 칭찬할 일을 자꾸 찾아내고 예전같으면 그냥 지나칠 일들도 유심히 보고
칭찬해주니 애도 마음이 좀 안정되는것 같다.
어젠 알림장 글씨를 또박또박 써왔길래 무진장 칭찬해줬더니
오늘은 잘 썼다고 칭찬스티커까지 받아왔다. 처음이다
예전같으면 너 웬일이냐? 당연히 이렇게 써야지 하면서 그냥 넘겼을텐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정말 애를 변화시킬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마음도 많이 안정을 되찾았다.
처음엔 너무 상심이 커서 자꾸 눈물만 나더니...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지...
마음이 약해지니 안하던 기도까지 하게 된다.
도와주세요. 힘을 주세요. 불쌍히 여기소서....
인간이란 이렇게 나약한 존재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