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폭설이라니...
아이들 데리고 밖에 잠깐 나갔다 온다던 남편이 인터폰을 했다.
애들이 너무 잘놀고 풍경도 좋으니 카메라 가지고 나오라고.
하던 설거지는 대충 밀어놓고는 디카랑 비디오랑 다 챙겨서 나가보니,
동네 아이들이 아파트 주차장으로 하나가득 눈을 굴리고 있다.
욕심많은 우리 큰아들
친구꺼보다 더 큰 눈사람을 만든다고 지몸보다 더큰 눈덩이를 굴리며 낑낑 거리고
눈을 처음 만져보는 우리 둘째놈은 이리뒹굴 저리뒹굴 눈밭을 구르고 있다.
눈사람을 만들긴했는데 눈이랑 코를 만들 나뭇가지를 찾을수가 없어서
남편이 손으로 조각을 했는데 아들보다 더 즐거워했다.
둘째 손이 빨갛게 얼어서 들어가자고 들어가자고 아무리 불러도
큰아들과 남편은 들은 척도 안하고
지 형아랑 아빠가 안들어가니 둘쨰도 안들어간다고 눈밭에 벌렁드러눕고 도망가고..
눈싸움이 시작되어서 어찌나 눈밭을 뛰어다녔는지 넘어져서 바지가 다 젖고.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창피한것도 모르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놀았다.
따뜻한 집안으로 들어와 따뜻한 꿀차 한잔씩 마시니 몸이 풀리면서 잠이 쏟아졌다.
우리 남편도 재미가 있었는지
"애들은 이러면서 커야하는데, 맨날 집에서만 지내니....."
하면서 안타까워한다.
눈을 보고 즐긴건 좋은데
오늘 문화센터까지 어찌 운전해서 갈것인지 생각하니 걱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