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예비소집에 다녀왔다.
적장 당사자인 아이는 유치원 마지막날이라고 유치원간다고 가버리고
나만 학교에 갔다.
왜이리 내가 가슴이 설레이는지..
솜사탕장수 아저씨가 하얀 솜사탕을 만들고 있는 학교 정문앞에서 잠시
옛날 예적 내가 입학하던 날이 생각났다.
그때는 왜 다들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입학했는지.
엄마가 큰맘 먹고 사주신 빨간 구두를 신고 혹시 흙이라도 묻을까봐 땅만 바라보면서
조심조심 걸었던 그때.
학교는 왜그리 크고 운동장은 또 얼마나 넓었던지.
초록색 책상과 나무 의자에 마루가 놓였던 교실.
이런저런 나의 감상과는 달리 싱거웠다.
취학통지서와 홍역예방접종확인서를 내면 안내장 하나와
가정환경조사서 한장 나눠주는게 끝이었다.
교실을 잠깐 돌아보니 작은 의자와 책상이 줄맞춰 쪼르르 놓여 있는게 너무 귀여웠다.
햇살이 잘 드는 교실에서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들과 즐거운 학교생활을 해야할텐데.
학교앞에 장사진을 이룬 학습지 홍보 선생님이 나눠주는
광고지를 보면서 다시 한켠에선 불안한 마음이 고개를 들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함께 들어있던 연필이랑 지우개만 챙기고 휴지통에 꾸겨 넣었다.
흔들리지 않으리라.
머리속이 꽉 찬 아이보다는 가슴이 따스한 아이로 키우리라
내것이 아니라 잠시 내게 맡겨주신 선물이라 생각하며 소중하게 대하리라.
내가 할 수 있는건 아이에게 힘겨운 세상 잘 견뎌갈 수 있는 튼튼한 뿌리와
넓은 세상으로 떠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는 것
많이 보듬고 사랑하리라.
자신을 사랑하고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현명한 부모가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