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연습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오해의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삶을 무너지게도 하고
진실을 이해한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삶을
살려주기도 한다는걸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진실이 결여된 오해의 한마디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아픈 눈물이건
때로는 진실이 벽을 되부딪혀
화살이 되어 돌아올때라도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더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삶의 무게가
나를 짓눌러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진실은 언젠가는 그 모습이 드러나기에
그것을 믿기에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이럴때는 세월아 너를 믿고
너를 붙들고 싶구나.
- 유안진 -
♪ Maksim Mrvica - Handel's Saraban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