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백수다 백수는 아름답다
그대여.
불어터진 자유
불어터진 시간을 파먹으면서
오늘 하루도
약간은 참담하고 약근은 암울한 기분으로,
뒹굴
뒹굴
하루를 잘 굴리셨는가.
시험으로 시달리는 그대에게
시험으로 인간의 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을
누가 최초로 창인해 내었을까.
그대는 분명히 악마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주기도문에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
라는 문장이 명기될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왕따로 고민하는 그대에게
세상의 모든 왕따들이여.
어찌 머리 조아려 경배 드리지 않으랴.
미운 오리 새끼처럼 완전무결한
왕따들의 지침서는
아직 이 지구상에 존재한 적이 없었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그대에게
바다를 느리게 유영하는 해파리는
하늘을 빠르게 비상하는 종달새에게
절대로 열등감을 느끼지 않고
풀잎에 고치를 짓고 살아가는 번데기는
지하에 땅굴을 파고 살아가는 두더지에게
절대로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
돈을 못 버는 그대에게
그대여.
돈이 없다고 너무 낙담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인연이 닿지 않았을 뿐이다.
꽃 피는 시절이 따로 있나니
지금의 그대를 나무에 비유하면
한겨울의 활엽수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다.
"날다 타조" 본문 중에서..
♪ 추억 #1 ... 조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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