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원인 얼마 전, 한 아내는 종종 집안 청소도 해주고 퇴근 후 아이 돌보는 일 등도 잘 도와주는 남편들이 많이 부럽다고 했다. 그런 일은 마치 여성들의 전유물이나 된 듯 여기는 자신의 남편과 비교되고, 남편의 그런 사고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도 했다. 왜 어떤 남편은 집안 청소와 아이 돌보는 일 등을 도와주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데 반해 어떤 남편은 그런 일은 여성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일까?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런 차이가 생긴 것일까?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행동을 하는데 그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들 즉, 자신에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자신의 뇌 속에 그림으로 혹은 사진으로 저장한다. 이 그림 안에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생을 통한 경험, 책, 신념, 전통, 관습, 교육, 각종 정보 등도 좋은 느낌으로 작용하면 그 그림안에 저장이 된다. 남편들이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그림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한 남편은 지금까지의 여러 경로를 통해 남자가 집안 일을 도와주는 것이 좋은 느낌으로 작용하여 뇌 속에 좋은 그림으로 저장 되어 있는 반면, 또 다른 남편은 집안 일을 도와주지 않는 것이 좋은 느낌으로 작용하여 뇌 속에 멋진 그림으로 저장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떤 그림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선호하는 것들이 달라지고, 성격이나 인격이 달라지고, 삶의 목적, 가치관 등도 달라진다. 김과장은 회사의 어떤 일이 있으면 직원들을 모아놓고 어떻게 처리하면 좋은지를 늘 상의한다. 하지만 이과장은 전혀 다르다. 혼자 궁리해서 지시하는 형이다. 두 과장이 이와 같이 차이가 있는 것은 역시 뇌 속에 지니고 있는 그림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김과장은 직원들과 상의하는 것에 대한 좋은 느낌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거나 아니면 정보 등의 간접 경험을 통해서 좋은 느낌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 과장은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서 아랫사람에게 지시하는 것에 대한 좋은 느낌을 경험했다거나 혹은 직원들과 상의하는 것은 실력없는자라는 느낌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행동하고, 선택하는 많은 일들은 때로는 나 자신도 모르게 이루어진 것 같지만 사실은 우리들이 지닌 그림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물건을 하나 고를 때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들이 물건을 고르는 것은 이전에 좋은 느낌으로 작용한 내 그림에 부합된 물건을 찾는 행위인 것이다. 만약 내 그림에 부합된 물건이 없을 땐 다른 곳을 찾거나 아니면 그와 유사한 것을 고르거나 포기할 때도 있을 것이다. 친구를 찾을 때도 마찬가지이고, 배우자를 찾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서로간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바로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그림이 다르기 때문이다. (2003년 11월 8일) -송 남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