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지는 날
기본 주제방 2007/09/12 00:02   http://blog.azoomma.com/RANBANG/256742

온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것처럼 맥빠지는 날이다.

퇴근길 얼굴이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맥이 쭉 빠지는데

다리가 다 후들거려 하마트면 통근버스를 놓칠뻔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친정 엄마 모시고 올케 병문안을 갔다.

자궁에 혹이 터져서 입원하게 됐다는 올케는

이주전에도 장염으로 입원 했다는데 그래서인지 얼굴이 많이 상해있었다.

조카는 올케 친정엄마가 봐주셔서  못본게 아쉽지만

주사로 혹을 제거해서 수술이나 다른 조치는 안해도 된다고 하여 안심이 되었다.

 

올케랑 함께 점심식사라도 하고 싶었지만

링거도 맞고 의사가 되도록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고해서

엄마랑 둘이서 동태찜으로 점심먹고

그 근처에서 탈수있는 통근차를 이용해서 출근했다.

 

오늘도 어제처럼 자재가 많지 않아 여유롭게 일하던중

같이 일하던 언니가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는걸 발견했다.

자재 한장이 잘못 잘린것...

초급행으로 처리해달라는 자재였는데

서류가 넘어오기전 작업을 실시하게되어

굵게 잘라야 하는게 그만 얇게 잘라져 버린것...

 

요즘 언니는 12인지 자재를 담당하고

난 8인지 자재를 담당하고 있는터라 미처 나두 확인해주지 못했다.

앞 공정에서 늘 하던데로 처리하면 될꺼라했다는데

그만 오늘 자재는 처리 방법이 변경되어 있었던것...

온 작업장이 술렁술렁...

관리자마저 교육중이라 다른팀 관리자가 들어와 있었는데

서로 난감한 입장이 되어버렸다.

 

반도체라는것이 한장 가격이 몇백 이상씩 하는 관계로

회사에서도 이런경우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언니는 얼마전에도 기계가 오작동되어 반장 정도가 불량이 나서

경유서를 썼는데 다시 이런일이 생기니 당장 관둬야겠다는 말부터 한다.

그런 언니를 바라보자니 오늘 그자리에 내가 있었다면

나두 언니랑 똑같은 입장이었을테고 같은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매일 하는 똑같은 작업이 손은 벌벌벌...가슴은 두근두근 불안불안한 시간이었다.

 

작업을 마무리하고 나오려는데

다행히도 자재는 업체에서 양해해주기로 했다고 전해온다.

그것도 굵게 자를것을 가늘게 잘랐으니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가늘게 잘랐을것을 굵게 잘랐다면 분명 더 큰 일이 벌어졌을터...

언니에게 오늘은 아무 생각말고 낼 보자고 했지만

언니의 힘든맘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100번 잘하던 일도 한번의 실수로 이렇게 맥빠져 버리니

그 작업의 중요함을 알면서도 이런 시간들은 무섭기까지 하다.

매번 확인 또 확인

이런 실수가 없게 하자는게 모두의 목표이자 과제인데

이렇게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터지니 온몸에 힘이 다 빠져버리는것 같다.

 

언니가 맘 잘 추스려서 낼 나와야 할텐데 걱정 또 걱정된다.

늘 씩씩하고 환한 그녀

오늘밤 편히 잠들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