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쉬는 날이었다.
지금 이 시간은 보통때의 나의 퇴근시간
아직 잠이 오지 않는다...
이미 올빼미로 지낸지가 8개월째다 보니
신체 리듬이 아예 바뀌었나보다.
아침에 작은녀석 학교 보내러
세시나 지나 잠들어 겨우 여섯시반에 일어나서
아이 챙기고 남편 보내고
대충 치우고 다시 잠을 청하고
다시 일어나 저녁 준비하고
세시쯤 집을 나가서는 회사에서 새벽까지
매일 매일 나의 다람쥐 쳇바퀴는 그렇게 이어진다.
어제는 작은녀석 수시발표가 있는날
워낙 경쟁율이 높아 큰기대는 안했지만
녀석 힘없는 목소리에 마음이 짠했다.
그리고 귀가 아프니 병원에 가자는 소리에
아이 학교 근처에서 만나 병원을 두군데나 들렀다.
이비인후과에선 고막이 약해져서 염증도 생겼다고 하고
요즘 머리속이 빨갛게 부어올라있어 피부과를 들리니 그것도 염증이라하고
두군데 병원들러 처방전 들고 약타고
고3녀석 수발 들기가 장난이 아니다.
학교끝나 학원갔다 집에 와서도 잠들지 못하고
나 들어오는 시간까지 앉아있는 뒷모습을 볼때면
이 땅에 자식으로 태어난게 안스럽다.
오늘은 약국에서 기다리며 하는말이
"엄마 나 만약에 내가 원하는 과에 못들어가면 나도 형처럼 군인이나 할까봐
근데 공부 안하겠다는건 아니고 만약에 ..."
넉넉해서 뒤 밀어줄수 있는게 아닌걸 너무나 잘알기에
그렇게 얘기하는 녀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큰녀석도 대학1년 마치고 자원입대해서 들어가서
생각도 안했던 하사관으로 재지원하고 군인의 길을 걷는다는데
물론 그 녀석이 스스로 선택했기에 뭐라 하진 않았지만
그 아이에게 좀 더 선택할수 있는 많은 기회를 줄수 없다는 내 현실이
마음 한구석 돌을 얹은 느낌이 지어지지 않는다.
그저 휴가때고 외박나올때면 뭐라도 잘 먹여보내야지 하는것 외에는
이 엄마의 능력없슴이 한없이 미안하다.
직장을 다녀도 여유로운 생활을 위한 저축은 꿈도 못꾸고
늘 아둥바둥 언제쯤 그 한계를 넘어설수 있을까...
집에 돌아오는길
마트에 들려 아이가 먹고 싶다는걸 바리바리 사담아
손이 모자라도록 장을 보며 뿌듯한 맘에 잠시 행복했다.
아이들에게 능력있는 넉넉한 능력있는 엄마는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준 엄마로 기억에 남았슴하는 마음이다.
내곁에 있는것만으로도 힘이되고 든든한 내 아이들
너희들이 힜기에 나는 살아있다.
사랑해...
이러다 장가보내면 또 얼마나 서운할라나...ㅋㅋ
비오는 소리가 잔잔히 마음을 적신다.
시원한 가을도 머지 않았슴을 알리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