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탈출의 하루...
어제 다니던 직장에 사의를 표하고
같이 다니던 동료들과 간단하게 송별회를 했지요.
하지만 집에단 아무 얘기 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얄팍한 속내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제처럼 출근하듯 집을 나서서
전에 같이 직장에 다니던 동생 만나 커피 한잔 마시고
얼마전에 버스카드 잃어버린 큰 아들녀석 새 버스카드 만들고
그리고 지하철로 1시간 20분 정도 걸려 과천까지 갔습니다.
인터넷하면서 첨으로 얼굴 본 친구.
아지트에서 만나 마음을 나누고 아프다는 소식에 과천에서 화정까지 찾아온 친구.
늘 보고 싶던 친구지요.
연락 받은 두친구까지 합세해서 세친구를 만난셈이죠.
오늘 첨으로 친구의 이쁜 딸네미들 얼굴도 보고
친구가 준비한 맛난 점심에 맥주에 와인까지
그리고 밀린 이야기까지 한낮의 시간은 잘도 가더군요.
네시에 친구 집에서 나와 이번엔 대화에 있는
일년넘게 얼굴 못보고 지낸 아는 동생 보러갔습니다.
이사한지 일년반이 다 되었다는데 오늘 첨 가본거지요.
그새 많이 자란 아이들도 보고
이른 시간인데도 언니 온다고 준비했다는 매운탕에 저녁까지 먹고
퇴근시간 맞추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왜 남편에게 말하지 못했을까요?
사실은 직장을 관두고 바로 다른곳으로 옮겨갈 예정이었는데
그게 갑자기 그곳의 사정으로 여의치 않아져서
잠시 틈이 생긴 이유도 있구요.(길지 않을 예정이기도 하고)
제가 하는일이 어쩌다보니 잦은 이직율이 있는 일이다보니
남편에게도 자주 직장 옮긴다는 인상 주고싶지 않은
아직 남아있는 자존심 탓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길
요즘은 퇴근을 남편과 같이 했는데 오늘은 남편이 먼저 가라더군요.
그래 혼자 오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낼부터 출근해달라고....
이렇게 단 하루가 된 일상 탈출은 끝이 나는거지요.
집에 와서 운동갈 시간에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내가 가게로 갈테니 같이 들어올테냐고...
그랬더니 그러마 하길래 만나서 오랜만에 호프집에 들렸지요.
거기서 또 한친구를 정말 우연히 만났습니다.
손님이 들어오길래 그냥 무심코 봤더니
전에 함께(아침에 만난 동생과 같은) 직장에 다니던 친구지 뭐에요.
엊그제도 전화로만 안부 전했는데 딱 마주치는데 어찌나 반갑던지요.
일행도 있고 우리도 마시고 나가려던 차라 긴 얘기는 못나눴지만 정말 반갑더군요.
그래서 사람은 죄짓고 살면 안되나 봅니다.
언제 어디서 만나도 웃으며 만날수 있는 친구
그런 이들이 많은 전 분명히 행복한 사람입니다.
가을탓인지 허전했던 마음이 오늘은 차오르는 느낌입니다.
이동한 시간이 너무 긴탓에 막상 만남의 시간은 길지 않았고
근무하는것보다 더 바쁘고 피곤한 하루라 할수도 있지만
오늘 하루의 일상 탈출이 분명 생활의 보약같은 활력이 되어줄것을 믿으며
세상을 살면서 이런 저런 인연으로 알게된 좋은 사람들.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끝까지 좋은 인연으로 이어가길 빌어봅니다.
밤바람이 차졌지만 그래도 그 상큼함이 너무 좋은 밤입니다.
그래도 한구석 남편에게 아직 말하지 못한게 많이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