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휴일이 저물어가네요.
장마가 바로 코앞이라고 미리 걱정했던탓에
왜 이리 햇님이 반가운것인지
침구 빨래에 교복에 오전 내내 빨래곁에서 보내고
오후엔 대청소하고
조금전에 작은녀석 생선 튀겨서 저녁 먹이고
아직 오지 않은 식구들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어제는 어버이날 뵙고 온 엄마 지척에 계신데도 한참만에야 뵙고 왔답니다.
건강하시지도 못한데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마음속으로 죄 많이 지었지요.
오랜만에 뵌 엄마 얼굴에 근심이 가득이셨어요.
9월에 있을 하나뿐인 남동생 결혼때문에....
뜬금없이 욕심부린다고 재개발주택을 하나 마련하셨는데
작년 겨울에 집이 안나가서 월세로 세를 놓다보니
손에 가지고 계신 돈이 없으신거죠.
동생 월급 관리를 다 엄마가 하고 계셨기 때문에 동생도 따로 모은돈도 없고....
지금 살고 있는 집에 함께 살기엔 집이 너무 비좁고
이래저래 머리가 아프시답니다.
곁에서 아무 도움이 못되는 마음은 속상했습니다.
매번 엄마가 편찮으실때만 자식이라고 겨우 병간호 해드리는게 고작인 나...
다시 한번 내 자신이 초라했습니다.
가끔은 엄마가 어릴적 내 친구들 얘기를 들먹이며
(초등학교적 동창엄마들과 친목계를 계속하고 계시거든요.)
걔는 의사랑 결혼했데, 걔는 호주로 이민갔는데 지 엄마 오라고 했데.
하시며 잘 사는 친구들 얘기를 하실때면 엄마여도 정말 야속했습니다.
엄마맘은 그렇지 않으셨다해도 듣는 딸 마음은 자격지심에 야속했습니다.
나이가 드실수록 편하게 노후를 보내셔야 하는건데
젊어서는 혼자 우리 남매 키운다고 고생 많이 하셨고
그 고생탓에 암 수술에 여러가지 병치레로 고비도 많이 넘기시고
이젠 돈 걱정에 즐거운 노년이 되지 못하신 모습이 이 딸년은 목이 메입니다.
나라도 잘 살아야 엄마한테 도움드리는건데
지 좋다는 신랑 만나 늘 엄마한테 걱정이나 더해드리고 살고 있으니
날 보는 엄마속도 속이 아니시겠지요.
저녁나절 친목계 모임이 있어 조금 일찍 친정을 나서며
비상금으로 남겨둔 10만원짜리 수표한장을 손에 쥐어드리니
힘든데 뭘주냐고 하시지만 이 딸은 그거라도 드릴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잦은 병치레에 몸도 맘도 다 약해지신 모습이 예전의 엄마가 아니신것 같아
돌아오는 발걸음이 편치 않더군요.
시댁이나 친정이나 제대로 돌봐드리지 못하는 우리에서
언제나 자식노릇 하는 우리가 될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