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을 기약하며..
기본 주제방 2004/05/31 19:36   http://blog.azoomma.com/RANBANG/133538
지난 5월 26일은 열아홉번째 결혼 기념일이었습니다.
해마다 맞는 날이지만
이번에도 기대를 버릴수가 없었습니다.

늘 사는게 그만 그만한지라
큰걸 기대하는건 아니고
그저 기억해주는게 고맙다고 생각하지요.

근데 올핸 떡하니 뻘건 글씨로 공휴일로 지정된날이라
5월달 달력을 넘겨놓으면서
둘이서 이번 결혼 기념일은 공인된 날이라고 
이웃들과 모인 자리에서도 큰소리 쳤답니다.

그런데 25일이 되었는데 어째 아무 소식이 없더군요.
'그래 내일을 기약하자'하며 상상의 나래를 폈지요.
가족 동반 식사 정도는 하면서....

드디어 26일
남들 다 노는 날인데도
가게를 하는지라 출근하면서 아무말이 없더군요.
'그려 저녁을 기약하자...'
또 한번 나의 기대를 미루었습니다.
근데 이게 뭐여....
퇴근하면서 아무것도 없이 조용히 들어왔단 말씀.
흐미 남들도 다 알고서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내는데
막상 이 남자만 몰라주나...
약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치사하게 내 입으로 얘기할순 없는 일.
그려 두고보자.
'당신이 이딴식으로 하면 살아가는데 쪼개 애로사항이 있을것인데 왜 모르시나...'

마음을 달래고 잠을 청하고 다음날 27일
아무 일 없는듯 표시도 안내고 꾹 참고 출근길에 나섰습니다.
물론 제 말수가 줄어든것 당연하지요.

맘 한구석 서운함과 더불어
그렇게 아는척도 못하고 넘어갈 정도로 힘든걸까 하는
속상함이 교차했습니다.

'그래 내년 기념일도 또 올텐데 뭐'
이런 맘을 먹고 퇴근길.
남편과 함께 퇴근하려고 가게에 들려 함께 차를 타고 돌아오는길
남편이 주머니를 뒤지더니 주섬주섬 삼만원을 주네요.
"왜 주는데?"
"미안해 정말 깜빡했다. 이걸로 맛있는거 사먹어."
맘 한구석의 서운함을 덮어버렸습니다.

사는건 참말 변화무쌍. 인생의 쌍곡선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가 봅니다.
내년에 20주년엔 큰아이 대학 무사히 가서
우리 부부 편안한 20주년맞이 당일치기 여행이라도 가고 싶은데 잘 될까요?
일단은 잘 될꺼라 믿을랍니다.
착한 울 남편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