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반란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기본 주제방 2003/12/25 02:55   http://blog.azoomma.com/RANBANG/110479

요즘 몇날 몇일을 젤 가까운 남자랑 말도 안하고 지내고 있다.

이런 저런 아무런 얘기도 하기싫고 관심조차 갖기싫다.

 

그는 그대로인데 내가 변한것인지

아님 너무 지쳐버린것인지...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미 하루가 지나버린 어제 이브.

회사에서 생각지도 못한 선물들을 이것저것 염치없이 받기만 했다.

선배 언니의 음료수 선물.

담당 책임자의 예쁜 포장지에 쌓인 양말.

신입때 교육해준 담당자의 음료수 선물.

동기생 아우의 핸드폰 고리.

회사에서 나눠준 롤케잌.

받기만 한 내 손이 조금 부끄러웠다.

왜 난 미처 준비 못했는지 ....

 

아이도 아닌데 하루종일 일하면서도 퇴근 시간이 기다려지고

퇴근시간.

부지런히 가방 챙겨들고

큰것은 아니지만 아들녀석들 양말 다섯컬레씩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동네 친구 지지배가 지네 집에 오란다.

친구집 가기전에 있는 언니랑 같이 오라길래 언니랑 같이 가서는

저녁 맛나게 먹고

셋이 뜻 맞아 남자들 다 팽개치고 반란을 꿈꾸고 크리스마스 이브 외출을 했다.

정말 얼마만에 맞아보는 오붓한 여자들만의 크리스마스 인가.

다들 결혼들하고는 첨이라며 너무라도 즐겁게

맥주 마시고 수다 즐기고 요즘 맘속 힘든 이야기들 털어놓으며

눈물도 살짝...

 

여튼 정말 언제 다시 있을까 싶은 시간들 보내고 집에 돌아와

마지막 헹굼해서 빨래 주렁주렁 널어놓고

잠 잘 시간 놓쳐 말똥 말똥한 눈으로 앉아본다.

내 맘을 바꿔야 하는건지 아님...

 

여튼 오늘은 계획에 없던 외출을 하고 간만에 자유를 만끽하고나니

가벼운 맘이 된듯도 하다.

세월은 자꾸 가는데 여전히 제자리 아니면 뒷걸음치는 나의 현실.

아마도 원망할 누군가가 필요했던걸까....

그러지 말아햐하는데 변하지 않는 그를 미워해야하는건지.

아님 다시 한번 내 마음을 잠 재워야하는건지....

오늘도 난 숙제를 다 풀지 못하고 잠들어야 할것 같다.

 

느긋한 아침 맞고 낮엔 언니랑 선인장 농장에 가기로 했다.

하루종일 모니터랑 씨름하는 우리 동기들에게 줄 예쁜 선인장 고르러...

미리 준비하진 못했지만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 아니 새해 선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