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왜 이리 좋은거야.
아직도 발목에 압박붕대 감고 있어서
바깥 구경가기도 불편하구만 날씨 진짜 좋네.
날씨 좋은것까지 괜히 시비를 걸고 싶다.
핸드폰 사오기 전까진 신랑이 내 비서마냥 전화를 받아줬다.
왜냐?
요즘은 핸드폰이 있는게 당연한 세상이 되었는지
다들 핸드폰 번호를 요구하고
어쩔수 없이 남편 핸드폰 번호를 적을수 밖에...
물론 남편꺼라고 꼭 밝히고...
근데 오늘 아침 며칠전 합격 연락한곳에서
교육 일정을 알려주기로 했는데 연락이 없어서 물었다.
그랬더니 11월로 미뤄졌다고 해서
자기가 그랬단다.
"여기저기 봐놓은데가 많아서 갈런지 모르겠네요."
누가 시켰냐고?
난 그런말 시킨적 없는데 왜 자기맘대로 그러냐고....
이렇게 말하는 날 보며 오히려 그런다.
"거긴 가기 싫다고 했잖아?"
그래 그런말 한적 있다.
다른곳하고 비교해서 조건이 조금 덜하니까...
하지만 '다른데 안되면 별수 있나 가야지'하고 맘 먹고 있었는데
남편의 오늘 발언은 날 정말 황당하게 만들었다.
물론 다른데 연락오면 안갈꺼다.
지금도 막 다른데서 면접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남편은 내 생각까지도 자기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화장하는것도 싫어하고
친구들 만나 늦게 다니는것도 싫어하고
내가 흰머리 뽑는것도 싫다고 한다.(궁상맞아 보인다고 그냥 한방에 염색하란다.)
여지껏 일이라고는 늘 자기 사정거리 안에서만 할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그걸 깨고 나가려는 내가 불안한지도 모르겠다.
무슨 맘인지 핸드폰도 최신형으로 마련해주고 그래서
정말 고맙단 맘 먹고 있었는데
아침에 대화로 그 맘이 깨져버린다.
이제 내 핸드폰 생겼으니 비서 노릇 시킬일 없을것이다.
하지만 남편에게 화가 났다기 보다는 확실하지 못한
내 앞날에 대한 불안한 맘 땜에 더 화가 난건지도 모르겠다.
벌써 주말이고 작은 녀석 오늘부터 중간고사라는데
점심은 또 뭘 해먹을까?
슬슬 솟아나는 불안함을 누르며 점심 걱정으로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