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살아가는 법을 들어 보셨어요?
고슴도치는 추위에 아주 민감한 동물이라고 해요.
그래서 겨울이 되고 추워지면
친구를 꼬옥 안아야 살 수가 있다고 해요.
그.러.나..
이때 추위 말고도 또 다른 적이 모습을 나타낸다고 하는대요,
체온을 유지하려고 친구의 곁으로 바짝 다가서서
꼬옥 안을라치면 친구의 가시가 나를 아프게 찔러 된다고 해요.
우리 세상 살아가는 이치도 고슴도치와 별반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외로움에 덜덜 떨게되고,
견딜수 없는 외로움으로 가까이 다가서면
서로의 가시로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가을 햇살이 유난히도 눈부시고 따스한데
양지바른 어느 곳에도 마음 한구석 덜어놓지 못하고,
채워지지 않는 빈가슴 끌어안고 끙끙거려 봅니다.
창 밖으로 비치는 아름다운 가을날의 주인은 따로 계신냥
웬~지 마음이 꽁꽁 추운 날,
나조차 고슴도치의 날카로운 가시를 세우고
당신 곁으로 다가서서 서로를 아프게 찔러 되는것은 아닌지..
보리쌀을 넣어둔 플라스틱 물병안에서
조그만 애벌레가 꿈틀거립니다.
여름끝 부터해서 이맘때 쯤 되면은
어김없이 쌀통 가까운 곳에서부터 하여 나방이 날아다닙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한번도 꿈틀거리는 하얀 애벌레를
징그러운 벌레보듯 하지 않았었고,
날아다니는 거무틱틱하고 볼품없는 작은 쌀나방 또한
잡아보질 않았습니다.
가끔씩 베란다 모서리가 서로 만나는 곳에는
주인 몰래 하얗게 보금 자리를 틀고
꽁꽁 숨어있는 고치'들을 발견하곤 하는데
그것 역시나 청소한다며 인정없이 쓸어 버리지를 못합니다.
보이지 않는 꿈틀거림으로 생을 시작하여 작은 애벌레가 되고
애씀과 수고로움으로 고치를 만들고 어둠의 긴 시간을 기다렸을,
인내하였을 작은 미물들을 생각하면..
차마 모질게 손가락에 힘주어 눌러지지가 않더라구요.
가을의 높다란 푸른 창공은 아닐지라도,
비록 우리집 좁은 베란다 안에서일망정
두 날개를 활짝 펴며 날개짓하는 나방의 멋진 비행을 보면
나도따라 마음의 날개짓을 살며시 하고 싶거든요..^^
장미꽃 문양이 예쁜,
어느 동물의 뼈가루(?)를 넣어 만들었다는
하얀 우유빛이 부드러운 영국산 머그잔에 포도즙을 따라봅니다.
한 컵 쭈~욱 들어 마시고 보면
하얀잔 안을 따라 미끄러지듯 흐르는 보랏빛이
오늘은 참 이뻐보입니다.
나도 누군가의 가슴 한 복판에
이리 어여쁜 보랏빛 수 놓을수 있다면...
짙은 그리움의 물을 들일수 있다면.....^^
감히 흉내낼수도 없는,
내것으로 탐할수도 없는 그 향기와 빛깔..
가을이 눈부신 오늘은
작은 컵 안에 흐르는 한줄기 작은 물줄기에도
어인일인지 질투를 하게 해요..^^
한 그리움이 내 안의 그리움에게 말을 건넵니다.
뭐가 그리 바쁜데...
.. 응, 조그만 기다려 줄래?
언제나 우린 시계 바늘과 같은 만남인것 같아.
바쁜 널 쫒아가는 나는 한 걸음에 족히
60번은 헤아려야 작은걸음 한 발 떼어놀 수 있을 뿐인데..
그래서 만남의 기쁨도 잠시,
너는 아주 잠깐 스치듯 그리 지나갈 뿐이야.
나......
밥도 안먹고,
움직이지도 않고 그냥 이대로 있을까 봐..
한 그리움이 긴 기다림에 지쳐서 였던지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한참이나 바쁘게 움직이는
다른 그리움만을 바라봅니다.
바.보....
내 안의 그리움 역시 가만히 나를 바라다 보며
꼼짝도 않고 움추리고 앉았거든요.
ㅡ EJ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