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났던 멋쟁이 아저씨
37red ━┓ 일기장 2005/04/05 10:11   http://blog.azoomma.com/37red/188291

      4월 3일 일요일은 결혼 13주년 이였습니다 식당에서 가족과 저녁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 식당은 꽤 넓었고, 바닥에 앉아서 식사를 하게끔 되어 있었는데,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일까요, 발 디딜틈이 없었답니다. 테이블 하나에 자리를 하고, 식구 셋이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잠시 후, 좁은 공간을 헤집고, 어떤 아저씨가 제 뒤를 지나갔는데 순간 제 발을 꽉 밟았지 뭐예요~ 어찌나 아프던지, 눈물이 찔끔하고 나오는 가운데 발을 움켜 쥐었답니다. 그래서 화난 얼굴로 그 사람을 돌아 보았죠. 그 짧은 순간에 저는 원망을 품었는데, 아저씨께서 머리를 숙이며 한마디 하셨더랬어요.
    "그대의 발과 제 발이 인연이 닿았나 봅니다"
      잠시 화를 낸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던지.....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분이었는데, 그 짧은 표현 한마디로, 말의 부드러움에 대해 많은 생각을 되찾게 해주신 분이었습니다. 남과 서로 어울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날이 뾰족한 말들로 상대의 가슴에 생채기를 낼때가 많이 있었거든요. 이렇게 좋은 아침에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아저씨를 생각하며, 제 자신도 누군가에게 분위기 있는 말 한마디쯤, 선선히 건내줄 수 있는 멋쟁이가 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사월이 청자빛 얼굴로 다가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