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꽃들과, 늘씬하고 우람한 나무를 위하여,
제 한 몸 아낌없는 extra로 납작 엎드린 잔디
어느 집의 화려한 정원에도,
주택단지 아파트 화단을 정갈하게 꾸며주는 곳에도
잔디는 발아래 낮은 포복으로 꾹꾹 참으며 잘 살고 있다.
더러는 바삐 가는 사람의 발에 몸살을 한다. 끙끙.
한 번 두 번 세 번............
무수히 많은 발들이 지나가면 그 질긴 삶도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만 하이얗게 닳아서 마른 핏줄을 드러내다가,
초록물 뚝뚝 떨어지는 계절도 마다하고,
그냥 그렇게 숨을 놓고 만다.
무심히 길을 가다가도 발 아래를 자주 살필 일이다.
말없이 묵묵한 잔디를 위하여.
" 잔디를 보호 합시다. "
" 나를 밟지 말아 주세요. "
공원이나 학교 화단에서 빨간 글씨로 새겨져 있던 그 말.
부적처럼 가슴에 지니고 다녀야겠네. 잔디를 위하여.........
아득한 옛날 하늘과 땅이 처음 생겨날 때,
세상 모든 만물이 자만과 오만에 제 분수를 이기지 못할 때,
잔디는 맨몸을 던져 땅을 구하고 희생했다는 '잔디의 전설'을 아는가 !!
제상은 땅의 질서를 바로잡을 그 누구를 목타게 기다리고 있을제.
화려한 이름값을 하는 꽃과 나무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그때 잔디가 달려왔다.
" 어서 풀 한 포기 없는 저 들판부터 덮어 주도록 하려무나."
" 들판이든 산 기슭이든 어디나 찢어지고 헐벗은 땅과 함게 있겠습니다."
잔디야!
늦은 저녁에 차를 주차하고 화단을 지나다 보면,
자동차 바퀴에 깔려서 신음하는 네 모습 차마 할말을 잃는다.
일찍이 소월님께서 너를 위해 써 놓고 가셨을까!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덤가의 금잔디
잔디 잔디, 잔디의 낮은 절규.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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