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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구입하여 야산에 잡목을 베어내고, 묵어 있는 밭에 돌을 주워내 퇴비 뿌리고 茶 씨앗을 심기 시작한 지가 벌써 6년이 되었다. 제법 차나무가 자라 차밭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야초(野草)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와 다툼도 많았는데 그간의 세월 때문인지 지금은 어울려 그런 대로 아웅다웅 더불어 살고 있다.
일년생 야초들의 마른 덤풀 사이에는 자운영과 쑥이 자라고, 이들이 함께 땅을 일구고 추위를 막아 준다. 차나무도 바람이 불면 바람 부는 쪽으로 등을 돌려 바람을 막고, 매서운 추위가 오면 잎사귀를 말아 움추리면서 크게 폼 잡지 않고 함께 살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모두가 다시금 생기를 찾는다.
차나무가 자람에 따라 고민도 달라졌는데 심었을 때는 찬바람이 불어오면 추위에 어린 차나무가 어찌 견딜까 나무걱정이 앞섰는데, 지금은 나무 걱정보다 어떻게 좋은 차를 만들까. 처음과는 달리 나무걱정에서 나의 걱정으로 변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이런 마음을 다잡아 보기 위해 차 농사짓는 동무들과 함께 다른 지역으로 차밭여행을 떠났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차밭을 시작하기 전 재배방식(무농약 무비료이면서 자연의 힘을 믿는 방식)의 모델로 삼았던 벌교 가까이에 있는 차밭에 들렀다.
"비료나 퇴비 주면 차 맛 버리제. 풀하고 같이 자라야 한다고, 그래야 뿌리도 깊게 박고 진딧물이고 병이 없어. 우리는 봄에만 수확하고 풀은 3월에 한번만 쳐주제. 나무 자르기도 별로 안 해. 그래야 밑둥이 굵어지고 가지가 튼튼해져 튼실한 잎을 얻을 수 있은 께." 그곳을 관리하며 옹기 만드는 분의 말씀이다. 모든 것을 자연의 힘을 믿고 방치하며 차를 따는 농법인데 나무를 생각하여 여러번 따지는 않는다고 한다.
두 번째 들른 곳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서 다원을 하고 있는 녹차 전업농 집이다. 차만들기에 가마솥에 장작불을 고집하는 분인데 "아무리 압력밥솥이 좋다하지만 불지펴 정성 드리는 가마솥의 밥맛만 하느냐"고 정성과 맛을 강조하면서 "물방울을 떨어뜨려 구슬이 생길 온도에서 첫 번째에 제대로 익혀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맛이 없다. 솥2개로 하루에 150kg까지 만들 수 있는데 마무리까지는 3회정도 덖는다. 비료를 해서 키우는 차는 많이 마시면 속이 아프다."는 주장이다.
이런 이야기 속에서 마시는 차는 단순히 포장되어 나오는 차에서 느낄 수 없는 그곳을 가꾸는 이의 심성이 느껴진다. 보이지 않은 땅속에서 봄을 준비하고 새싹을 만드는 뿌리처럼 한잔의 茶 속에 키우고 만들고 보관하고 나누는 이의 정성이 그윽한 향으로 피어오른다. 차는 억지스러움을 거부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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