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의 두툼한 굴피 속에는
생명의 기운을 품어 흐르고
늘 보던 화초 그 잎사귀가
새삼 다정한 속삭임으로 들리는 건
가슴에 사랑이 싹트고 있는 걸까요.
눈물이 왈칵 쏟아질 듯이
그립기만 한데도 차마,
사랑이라 부르지 못하는 것은
섣불리 불렀다가 놀란 당신이
만날 수 없는 먼 곳으로
달아나 버릴까 하여서입니다.
오늘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울컥 목이 메는걸
당신에게 들킬까봐 서둘러
창을 열고 별을 헤입니다.
어느 날 놀란 듯이 당신에게서
달아나던 그때도
손대면 터질듯한 봉숭아 씨 같은
여리디 여린 영혼에 불을 지를까
조심스러운 마음 어쩌지 못하는 나는
가즈럽기만 한 바부팅이,
지난여름 쓰르레미가
쓰르름 쓰르름
그토록 처연히 울음 울던 건
속으로 삭여야 할 기막힌 사연 있어서
그리도 힘없이 속 울음을 울어옜던가
이제 생각하니 가슴은 젖어들고
목젖이 울음을 삼키는데요...
사랑은 아름다워야 함을 굳게 믿지만
당신을 향한 뜨거운 가슴은 어찌합니까,
이것이 정녕...사랑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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