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茶 이야기] 찻상 차리기
37red ━┓ 차향기 2004/10/29 08:22   http://blog.azoomma.com/37red/165800


    차를 마시려면 많은 도구가 필요하다.
    녹차의 경우 물주전자, 찻주전자, 차호, 귀때그릇(물식힘그릇), 개수그릇(물버림그릇),
    찻잔, 찻잔받침, 찻숟갈(차통에서 차 뜨는 수저), 차수건은 기본이고
    여기에 뚜껑받침이라든지 차수건 꽂이 등은 멋을 내기 위함이다.

    가루차를 마시려면 가루를 직접 넣어 휘저어 거품을 내서 마셔야 하기에
    물주전자와 다완, 다호, 찻솔, 찻솔통, 차수건 등이 필요하리라.
    이러한 많은 차도구들을 찻상에 어떻게 배치하는 게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용하기 편하게 놓으면 된다.
    가능하다면 법도에도 맞고 아름답게 찻상을 차리면 더욱 좋다.
    우리들이 매일 차리는 밥상의 질서에 밥그릇과 국그릇, 수저 놓는 자리가 있듯이,

    가가례(家家禮)가 조선조때 당쟁의 불씨가 되었듯이
    오늘날에도 찻상 차리기를 놓고 많은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안다.
    찻잔을 가로로 앞줄 놓기도 하고, 세로로 좌측에 놓기도 하고, 대각선으로 놓기도 한다.

    어떤 이는 잔을 제각각 다른 것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어찌되었든 잘 알지 못하지만 우리나라의 젯상에서
    홍동백서(紅東白西) 생동숙서(生東熟西) 어동육서(魚東肉西)니
    밥상 중앙에 간장을 놓는 것도 음양오행에 의한 것으로 들었다.

    찻상 차리기도 이렇게 법식과 체용(體用)을 따라야 하겠지만
    현대화를 위해서는 공간미학과 과학성이 더 필요하다 본다.

    물을 따를 때 물주전자, 물식힘그릇, 다관의 순서를 통해 찻잔에 차가 채워진다면
    물 흐르듯이 오른쪽에서부터 순서로 놓여지면 된다.

    물버림그릇은 오른쪽 무릎 옆에 손을 내리면 자연스럽게 닿는 곳에.
    차를 내는 사람이 차를 내는 데 몸이 뒤틀리거나 손이 꼬이지 앉고 편안히 차를 낼 수 있는 차리기면 된다.
    여기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찻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적은 찻상에 이것저것 여백도 없이 채워 놓는다면 차의 여유가 없어지고
    차따르기를 할 때 부딪히고 손놀림에 불편을 줄 뿐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 답답함을 줄 것이다.
    차 마실 때는 번잡하지 않게 청결과 깔끔함이 꼭 필요하다.

    다식접시를 대신하는 단풍든 잎사귀, 마실 때 뒤섞이지 않게 하는 각자 다른 찻잔,
    도자기와 나무의 만남. 나름의 멋과 창조적인 분위기 연출, 이런 것이 찻상 차리기가 아닐까?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오늘밤 가족 또는 좋은 벗과 마주하는 찻자리.
    모처럼 촛불도 밝히고 따스함을 줄 수 있는 꽃도 한송이쯤 꽂고,
    그 상위 빈 공간은 희망의 이야기로 채우면 어떠하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