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茶 이야기] ..『 여유와 그침의 茶 』
37red ━┓ 차향기 2004/10/19 17:53   http://blog.azoomma.com/37red/164303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현대인의 생활. 생활이 페달 밟기를 멈추면 넘어지는 자전거 같다.

움직임을 멈추면 안된다.

먹고 살기도 팍팍한 현실.

움직임을 멈추면 뒤처져 낙오될 것 같은 생각에 삶의 본질마저 잊고 산다.

동네에 성실하고 말 잘 듣는 머슴 한 명이 있었다.
하루는 주인이 저녁을 먹으면서

"내일 아침에는 건넛마을에 좀 다녀와야겠다" 라고 말했다.
아침이 되어 심부름을 시키려 하는데 머슴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머슴은 해가 중천에 떠있는 새참때에야 나타났다.

주인이 물은즉 "건넛마을에 다녀왔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잘 아는 웃고 넘기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우리들의 생활이 목적과 내용도 없이 달려가고 있지나 않은지 생각할 때이다.

이렇다 보니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것은 여유와 그침이다.

녹차에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여유와 담백한 맛이 있다.

차는 수천년 이어져온 기호음료이다. 기원전 2700년경부터 애용되었다 한다.
당나라 육우 (陸羽)의 다경(茶經)에 의하면 신농(神農)의 식경(食經)에

"차를 오래 마시면 사람으로 하여금 힘이 있게 하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라고 했다.

신농씨는 백성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으며,

온갖 풀을 맛보아 식용과 약용에 쓰일 초목을 구별하던중 독초를 씹었을 때

차를 먹고 해독하였는데 이때부터 차의 효능이 널리 알려져

백성들에게 이용되었다고 한다.

"차"라 하는 물건은 기후가 온화하고 어진 사람들이 사는 땅의 우수한 산물로서,

산천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집중되어 있어 가슴을 열며 답답한 기운을 씻으며

맑고 화창한 기분을 내게 한다는 것도 누구나가 아는 일이다.

또한 그 담박하고 간결하며 높고 고요한 운치는 소란한 시기에 더욱 숭상받아 온 것이다.
이 글은 송나라의 황제 휘종이 쓴 대관다론 서문이 일부다.

차는 시끄럽고 소란한 시기에 더욱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식량 의복과 더불어

오래 애용되어 온 것이다.

시끄럽다는 것은 비단 시대의 번잡한 문화의 흐름뿐만은 아니리라.

조용한 가운데 마음을 가다듬고 여유있게 차를 대하게 된다면

갈증해소를 위해 쉽게 마시는 기호음료와는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깨끗하고 맛있고 멋있고 향기가 있으며 건강에도 좋은 차를 만나게 되면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흩어졌던 자신을 가다듬을 수 있다.

개인의 삶속에서 무수히 일어났다 사라지는 감정의 물결을

차생활의 실제에서 고요히 다스릴수도 있다.
차가 지니는 덕목을 알고 그것을 하나하나 익혀 나간다면

삶이 더욱 아름다워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