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것을 지칭할 때
우리는 '콩만한 것' 이라는 표현을 잘 쓴다.
혹은 소박한 인심이나 나누는 정을
논할 때도 콩의 이름을 자주 빌린다.
" 콩 한쪽도 나눠 먹어라..."
콩은 땅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어릴 적부터 밥상에서 많이 듣고 자랐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콩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이얀 밥위에 알록달록 박힌 콩을 가려내야만
안심이 되어 수저를 드는 아이들..
우리집 꼬맹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콩에 대한 가치를 알았는지 지금은 아무소리 않고 먹는다.
제철일때 강낭콩을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밥 지을때 한 주먹씩 넣어 먹는다.
햇콩은 마르지 않아서 익히기가 쉽다.
콩꽃은 꼭 콩만큼 귀엽고 앙증맞아서
새삼 눈여겨 들여다 본다.

강낭콩꽃은 그 열정이 붉다 못해 가슴 뜨끔할 정도다.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뿌리를 내려,
줄기를 타고 올라가며 예쁜 꽃을 피우고,
주렁주렁 꽃들을 다는 모습....

집 울타리에 빼곡히 심어진 콩들은 담쟁이 넝쿨처럼 집을 감싸며 타오른다.
꽃이 피는가 싶으면 어느 새 꼬투리가 달려있고,
초록색에서 누렇게 바래지면서 콩들이 익어간다.

'번영로'의 '논개'라는 시가 생각나 조금 옮겨 보면,
거룩한 분노는 /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 그 마음 흘러라..... 중략.
비에 많이 바래진 여름,
푹푹 쪄도 좋으니 뜨거운 여름의 햇살이
칠월 내내 이어졌으면 좋겠다.
꼬투리에 톡톡 콩들이 튀어나올 만큼....
해가 났으면 좋겠다^^*
들판에서 곡식 커가는 소리 들리는 듯...

가까이서 보니...
작은 꽃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유혹이 있다.
그래서 콩 한쪽에 더 인심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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