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되면 불안해진다???
37red ━┓ 메세지 2004/01/31 13:30   http://blog.azoomma.com/37red/114785

 

일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복권을 산다.
또 복권을 산 사람 치고 1등 당첨됐을 때의 짜릿한 순간을 상상해보지 않는 이는 거의 없다. 
큰 집과 좋은 차를 사고, 못 사는 친척과 어려운 이웃에게 돈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꿈도 꿔본다. 
하지만 우리보다 복권의 역사가 수십년 앞서는 미국이나 영국 등지의 당첨자들을 살펴보면,
역설적으로 당첨 후 인생은 행복보다는 불행한 경우가 더 많았다. 
자살·이혼·마약·알콜중독·파산·감옥행…. 
당첨 이후 삶에는 갖가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당첨자에게 닥쳐오기 쉬운 첫 번째 불행은 평소 절친했던 친구나 가족들과 멀어지는 것이다. 
상호 불신과 불만 속에서 관계는 점점 소원해지고, 급기야 당첨금을 둘러싼 재산 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마이클 클린지비엘씨는 지난 97년 복권에 당첨된 뒤 어머니와의 연이 끊어졌다. 
당첨 직후 “복권을 사는 데 매달 20달러씩을 보탠 만큼 당첨금 220만달러 중 내 몫을 달라”는 
어머니와의 분쟁이 소송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2년 뒤인 99년 아들이 어머니에게 5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합의로 
소송은 끝났지만 수년 동안 대화 한마디도 없을 정도로 모자관계는 완전히 금이 가버렸다. 
미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주부 버니스 헤슬롭씨도 지난 95년 복권으로 2850만달러의 거액을 거머쥐었지만, 
남편과 갈라서고 말았다. 남편은 당첨 직후 거액을 나눠 달라는 소송을 냈고, 
지난 2000년 6년을 끌어온 지루한 법정 공방 끝에 당첨금 일부를 나눠주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그러나 그 사이 오만 정이 다 떨어진 부부는 합의 직후 이혼했다. 
매달 일정액을 추렴해 함께 복권을 사왔던 미국 애틀랜타 공항의 택시 운전사들은 
2001년 4900만달러의 복권에 당첨되면서 다정했던 동료가 원수가 됐다. 
복권 당첨금 분배를 둘러싸고 갈등이 일어나 서로 다른 3건의 소송이 벌어진 탓이었다. 
하버드대학 대니얼 길버트 교수(심리학)는 “당첨은 좋은 차를 가져다 줄지는 모르지만 
신뢰, 가족, 우정 같은 인간적 가치를 파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평소 유머감각 등 
다른 이유로 당첨자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당첨자가 자기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의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갈등이 생겨나 결국 관계가 파탄에 이른다는 것이다. 
극도의 신변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면서 술이나 마약을 탐닉하는 이들도 있다. 
90년대 초 4530만달러의 복권에 당첨됐던 톰 티히(미 캘리포니아주)씨 가족은 
당첨 직후부터 가까운 쇼핑센터에 나갈 때도 경호원을 대동하고 있다. 
신원이 알려지면서 얼굴도 모르는 친척과, 돈 때문에 절망에 빠진 낯모르는 사람들이 
줄지어 집을 찾아왔고, “돈을 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 전화도 수시로 걸려왔기 때문이다. 
티히씨는 이후 무기를 소지한 채 생활하고 있고, 
배달돼 오는 우편물도 폭발물이 있는지 일일이 검사하고 있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부가 얼마나 사람을 추악하게 
하는지를 당첨 이후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작년 1월에는 영국 버밍엄시에서 복권으로 백만장자가 된 필 키천(58)씨가 
자택 소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도 있었다. 

99년 목수일을 하다 180만파운드의 복권에 당첨된 그는 당첨 이후 거의 집밖에 나오지 않은 채 
술에 탐닉해온 알콜중독자로, 기관지성 폐렴으로 홀로 숨져간 사실이 영국경찰에 의해 밝혀졌다. 
주체할 수 없는 소비 욕구로 인해 수년 내에 빚더미에 오르는 당첨자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사기 혐의로 FBI의 1급 수배 명단에 오른 당첨자도 있었다고 한다. 
뉴욕 로스쿨에서 파산문제를 가르치고 있는 카렌 그로스 교수는 
“갑작스럽게 생긴 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낭비벽에 빠져들면 
천문학적인 당첨금도 금세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시기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복권 당첨자의 3분의 1 정도가 파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