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빵을 좋아한다

어릴 적 꿈은, 빵집 사장이 되는 것이었다.


그 꿈은 철 들면서 환경따라 변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빵을 좋아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요즘, 농부의 고민은 도시 사람들 밥보다 빵을 더 찾으니,
시름시름 그 잔시름이 거두어지질 않기도 하누만,
나는 추억의 맛 같은 빵 얘기를 하며 빵을 만들고 있으니...
염치가 없어지고, 또한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는 아이에게 막대 사탕하나 쏙 내밀면 금새 뚝 그치듯,
빵 앞에서 나는 그 어떤 분노도 이스트처럼 발효될 수 있다.
얹짢은 일 있을때는 빵 냄새만 맡아도 기분 빵빵해 진다.

주부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주 요리메뉴로,
식탁에 올리는 예가 자주 있어진다.
그것은 식구들의 식성을 휘어 잡겠다는 게 아니고,즐겨 먹다보니,
즐겨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탁월한 솜씨에 솥두껑 운전수의 주특기가 되니 말이다.

나는 빵을 가끔씩 만든다.

손 쉽게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만드는 재미가 좋고 '엄마, 맛있어~ ' 하는 아이의 반응에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빵중에서도 예전에 어머니가 자주 만들어 주시던 '밀가루 빵떡'이 그것이다.
일명, 술빵+막걸리빵 이라고도 한다.
밀가루에 막걸리를 붓고 당분을 조금 넣어 반죽을 잘 해야 하는데,
너무 걸죽하지 않게 막걸리의 양으로 조절을 해야 한다.
반죽한 것을 따스한 아랫목에 서너시간 가만히 둔다.
아랫목을 즐겨하기 힘든 여름은 그냥 더운 날씨의 기온이나,
따스한 물에 중탕을 해도 부풀려 지는데는 문제가 없다.
뿌글뿌글, 원래의 양보다 3배 정도로 부풀었으면,
달콤하게 삶아 둔 붉은 강낭콩이나 조린 옥수수를 넣어 섞는다.
김이 오르는 찜솥에 젖을 보자기를 깔고,
재빨리 부어 한 소끔 김이 무럭무럭 나게 푹 찐다.
젓가락을 찔러 보아 밀가루가 묻어 나지 않으면 다 된것이다.
보자기째 들어내어 한 김 날려 보내고,
세모 네모로 썰어서 아이들의 간식으로
대나무 소쿠리에 먹음직 스럽게 담아내 보면...
잊었던 향수 그리운 어머니의 정,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없이도 인심 풍풍났던 시절같이도..
푸짐하게 부풀려진 빵떡을 아이의 손에 들려,
이웃에 돌려보면 그 사랑 그 마음이 빵맛 보다 더 구수하고 좋다.
이렇게 밀가루를 부풀려 빵을 쪄내는 날,
자식들 입 안 심심케 하려고 이것 저것 만들어 주시던,
어머니, 그 여인의 젖은 손이 생각나기도 한다.
ㅡ E J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