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식당에서 외식을 하며...........
기본 주제방 2003/12/30 01:47   http://blog.azoomma.com/37red/110937



어제 저녁에,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적당한 값으로 부담없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
마음 맞는 사람들이 오손 도손 많이도 앉아서 식사를 합니다.

직원들은 눈 코 뜰새없이 바쁘고,
먹는 사람들은 먹는 사람들대로,
입과 마음이 더 바빠서 덩달아 한마음으로 바쁘게 먹어 지고요.

여기요 저기요 빨리빨리...가 
마치 녹음기를 털어 놓듯이 울려나옵니다.

그 식당에는 아직 사회생활에 첫 발도 안 디딘듯한
어린 아르바이트생이 몇 몇 되었습니다.

행동이 서툴고 요령 부릴줄 모르는 순수한 아이들이라,
발을 동동구르며 가져다주는 음식, 
앉아서 받아 먹기에 미안하고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눈에 띄게 실수를 하고,
자기 표현 분명한 손님으로부터 그 자리에서 
눈물 쑥 빠지게 야단도 맞더군요.

마음이 참 안스럽고 보기에 대단히 민망했습니다.

그 아이가 화목한 집에서 당당하게 
콧대 높이며 제것만 알고 자란 애라면,
장차 자기 생활에 보탬도 되고 세상 어려운 줄도 알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만약에 집안이 어려워, 생계비라도 벌려고 
온 아이라면 얼마나 더 서럽고,
마음에 큰 상처가 되었을까....

식당 구석으로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는 아이를 보면서,
꼭 내 친지나 동생같은 생각에 입안의 음식이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더군요.

사회에 첫 발을 들여놓는 것이나 다름없는 아이들.
자기 손으로 돈을 벌어서, 
보람있는 일을 해보고자 부푼 가슴으로 시작하는 일.

그 아이들의 눈에 우리 어른들의 발빠른 행동이나
에누리 없는 질타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

때론 어른의 마음을 섭섭케하는 행동을 
과감히 하고도 태연한척도 하지만,
작은 실수에도 크게 당황하며 눈치 볼 줄 모르는 그런 아이들을,
내 동생 내 조카 내 아이라 생각하고 
말 한마디에도 조심스러움이 있어야겠습니다.

사회 선배인 우리 어른들의 따스한 격려를 목말라 하며,
나 자신부터 넓고 깊은 배려가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 더욱 간절했습니다.

아울러, 내돈 주고 먹는 한 그룻의 일용할 양식 앞에서
값을 지불한다는 생각에 너무 왕이고자 
하는 마음도 때로는 고이 접고서,

많은 이의 수고로움으로 차려지는 
밥상을 너무 쉽게 마주 하지는 않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ㅡ E J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