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난 스산한 가을 바람소리에는
가슴이 아려왔다..
눈부시도록 부셔져내리는 가을 햇살조차 두려워
커튼뒤로 꼭꼭 숨어지내고..
낙엽이 무리지어 구르는 그 소리가 날 향한 절규인듯..
귀를 막곤 했다.. 비오는 밤.. 어둠속에, 빗속에.
그렇게 날 숨기고..
부서지는 검은 물빛 아래 몰려드는 포말만 바라보다..
돌아오곤 하던 그 유일한 나의 외출...
왜였을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가을 햇살아래..
나에게 남겨진 얼룩진 삶의 흔적이 드러날까 두렵고..
아직도 피멍든 내 가슴의 흉터를 밝은 빛아래
누군가의 손가락질과 호기심을 피하고 싶어설게다..
혼자 남겨진 비오는 밤의 방파제..아무도 없지만..
난 파도와 빗방울과. 내 가슴을 열고 이야기를 한다..
난 아직 살아야한다고..아직은 살고 싶다고..
돌아오며 눈물 한 방울 바다로 떨구고
다시 고개를 치켜든다.
아직은 내가 살아있음으로..
아직은 편견 많은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함으로...
ㅡ 2003년 9월 20일 ㅡ